동짓날이면 어머니는 팥죽을 끓여 주셨다. 큰 솥에 팥을 넣고 삶으면 집안에 팥익는 냄새가 가득했다. 팥을 삶는 동안 어머니는 방앗간에서 빻아온 찹쌀가루로 새알을 만드셨다. 어머니가 찹쌀가루로 새알 반죽을 만들 때면 가루가 한 덩어리로 뭉쳐지는 모습을 언니와 동생은 신기해하며 지켜보았다.
그 때 우리들은 지금의 갈등과 반목을 생각하지 못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처음으로 보내는 겨울. 마치 겨울이 처음인 것만 같다. 그 어느 때보다 어머니와의 기억이 더 새록하다.
어제 멀리 있는 친구와 통화를 하며 어머니와의 시간에 대해 말하던 중 우리는 전화기 너머로 울먹이며 말했다.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에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것을 잘 실감할 수 없었던 것 같아. 해가 지날수록 부모님 생각이 더 진해지더라."
지난 시간의 그리움은 내 마음 속 기억의 강물과 함깨 출렁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