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내 통장엔 천만 원도 없을까]
스스로를 가장 불행하게 만드는 방법은 바로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것이다. 비교의식을 갖고 끊임없이 비교하며 내가 가지지 못하고 부족한 점만을 보며 좌절하는 것이 그 어떤 것보다 자신을 비참하게, 불행하게 만든다.
비교의식이란 건 정말 한도 끝도 없는 게, 극단적으로 예시를 들어 만약 우리나라 최고의 부자 중 한 명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돈으로 비교의식을 갖는다고 하면 세계 최고 부자인 일론 머스크에게 열등감을 느끼게 된다. 즉, 비교의식을 갖고 살면서 다른 사람과의 비교에서 자유한다는 건 모든 부분에서 우위를 갖지 않는 한 불가능하고,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모든 면에서 완벽한 사람은 없으니까.
‘20대에 1년에 5천만 원 모은 3가지 방법’, ‘23살에 1억을 모았어요 ‘와 같은 썸네일의 유튜브 영상을 쉽게 볼 수 있다. 우리가 돈에 대해 관심이 생겨서 관련 영상을 자주 보다 보면, 알고리즘에서 우리에게 이런 영상들을 더더욱 자주 노출시킨다. 그리고 이 썸네일과 영상들을 보며 우리는 열등감, 박탈감, 질투 등과 같은 감정을 느끼게 된다. 더 나아가서는 자기 비관에 빠지게 될 수도 있다. ’ 나는 왜 이렇지? 나는 왜 이것밖에 못 모으지? 나는 왜 집이 지방이어서 월세를 내야 하는 거지? 나도 본가에서 살면 더 모을 수 있었을 텐데...‘와 같은 부정적인 생각들이 머릿속에 자리 잡을 수도 있다.
저축을 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비교의식은 독이다. 이전 글에서 말했듯이 사람마다 고정비로 나갈 수밖에 없는 돈이 천차만별일 것이다. 20대에 1억을 모은 어떤 사람은 부모님 집에 거주하며, 차가 필요 없으며, 본인의 소득으로 집에 도움을 주지 않아도 되는 환경일 수 있다. 혹은 능력이 뛰어나 소득이 같은 또래의 일반 직장인의 몇 배를 버는 등 아예 다른 수준일 수 있다.
반대로 또래의 소득과 비슷하면서 본가와 직장의 지역이 달라 주거비가 고정적으로 나가고 집안 경제사정이 좋지 않아 매달 월급에서 일부 금액은 집에 도움을 줘야 할 수도 있다.
이처럼 소득이나 환경이 다른 사람과 저축 기간에 따른 저축액을 비교하는 건 의미가 없을뿐더러 자칫 잘못하면 돈을 모으겠다는 의지가 꺾여버릴 수 있다.
하지만 비교군이 아예 없으면 지금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아니면 좀 더 분발해야 하는지 점검할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점검할 수 있을까? ‘저축률’을 기준으로 잡는 것을 추천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각자의 사정이 너무나도 다르기에 절대적인 저축액으로 점검하는 건 현재 나의 상황을 점검하기가 오히려 어렵다. 하지만 소득 대비 저축을 얼마나 했는지 저축률을 기준으로 잡는다면, 비교의식에 짓눌리지 않으면서 점검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세후 통장에 들어오는 월급이 400만 원인 A와 200만 원인 B가 있다고 해보자. 각각 60%를 저축한다고 하면, A는 240만 원, B는 120만 원을 모을 수 있다. 절대적인 저축액은 120만 원이 차이가 나기에 저축액으로 비교하게 되면 B의 마음이 굉장히 힘들 것이다. 하지만 저축률로 비교하면 동일하다. 즉, 같은 수준의 노력을 하고 성과를 내고 있기에 열등감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예시로, 세후 월급이 300만 원인 C는 본가에 거주하고 있으며 출퇴근에 자차가 필수가 아니고 부모님에게 경제적으로 도움을 주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기에 월급의 70%, 210만 원을 저축하고 있다. 같은 월급을 받는 D는 본가가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부모님께 매달 100만 원을 드리고 월세로 50만 원이 나가고 60만 원을 저축하고 있다. 단순 저축금액으로만 보면 150만 원이나 차이가 나기에 D는 좌절감을 느끼기 쉽고 솔직히 환경을 탓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어려운 환경은 우리가 불평한다고 해서 알아서 바뀌지 않기에 바꿀 수 있는 부분을 우리 힘으로 바꿔나가야 한다. 이런 경우에는 부모님께 매달 드리는 100만 원도 사실 드리지 않으면 저축할 수 있는 금액이기에 저축률에 포함해서 계산하자. 정신승리라 비난해도 좋다. 정신승리를 통해 마음이 편해지고 불평하지 않을 수 있고 동기부여를 받을 수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좋다. 그렇게 되면 D의 저축률은 약 53%가 된다. 생각보다 큰 차이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그리고 월세와 본가에 드리는 돈을 합쳐 210만 원을 본인이 소비하지 않고 모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210만 원을 모으는 사람과 ‘저축력’에 있어서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우리에게 주어진 상황과 여건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단순히 통장에 찍히는 저축액만으로 각자의 저축력을 판단할 수 없다. 또한 그 금액이 적다고 해서, 혹은 많다고 해서 열등감이나 우월감을 가질 이유도 없다. ‘얼마의 종잣돈을 모으겠다’ 거나 ‘저축하는 습관을 들이겠다’ 등의 목표를 갖고 소비를 통제하는 습관을 들이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전보다 저축력이 올라간 나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다른 사람과의 비교가 아닌 지난날의 나와 비교하며 성장을 확인해 나가는 것이 가장 긍정적인 비교의식이다. 그리고 이것이 우리가 해도 되는 유일한 비교가 아닐까 싶다.
돈을 모으는 과정에서 비교의식으로 인해 느낄 수 있는 박탈감, 열등감에 대해서 알아봤다. 다음 글에서는 우리가 저축률을 높이기 위해, 지출을 줄이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나눠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