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내 통장엔 천만 원도 없을까]
우리는 우리의 하루(시간)를 돈만큼 소중하게 생각한다. 아니 돈보다 더 소중하게 생각하기도 한다. 그런데 정말일까? 대부분의 우리들은 회사에서, 가게에서, 영업장에서 소중한 시간을 투입해 돈을 벌며 살아가고 있다. 시간을 돈으로 교환하고 있다. 이 말은 곧 시간과 맞바꿔 얻은 돈을 쉽게 쓰는 것은 우리의 시간을 날려버리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한 번 생각해 보자. 노동에 대한 대가를, 월급으로 받는 회사원과 시급으로 계산해서 받는 아르바이트생 중 누가 더 씀씀이가 헤플까? 월급을 받는 회사원일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월급으로 임금을 받는 회사원 같은 경우에는 웬만해서는 시간당 임금이 얼마인지 정확히 계산해보지 않기 때문이다. 즉, 본인이 1시간에 얼마를 버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의 시간과 교환한 돈이 얼마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모른다.
시급으로 계산해서 임금을 받게 되면, 소비를 하게 될 때 자연스럽게 내가 구매하고자 하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나의 노동시간으로 계산해 보게 된다. 그러면 결코 쉽게 그 돈을 쓸 수 없다.
예를 들어, 시급이 1만 원인 사람이 점심으로 1만 원을 쓰는 건 어렵다. 또한 집 가는 길이 피곤해서 약 2만 원 정도 나오는 택시 요금을 감당하며 택시를 타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게 하려고 하는 순간, ‘아 이거 먹으면 내 1시간이 날아가는 거네. 택시 이거 한 번 타면 내가 2시간 일한 거네. 그냥 걸어가자.’라는 생각이 들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월급을 받게 되면, 그걸 일일이 하루 일당으로 계산하지 않으며 또 근무 시간으로 나눠서 시급으로 계산하지 않는다. 그냥 ‘한 달을 일하면 얼마가 통장에 들어온다.‘ 로 인지한다. 이렇게 생각하면 월급으로 들어오는 비교적 큰 액수를 기준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소비가 쉬워진다. 월급이 300만 원인 사람이 하루 점심값으로 1만 원을 내는 것은 어렵게 다가오지 않는다. 또한 2만 원 정도의 택시비도 자신의 컨디션이 2만 원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충분히 결제할 수 있는 금액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따라서 어떠한 소비를 하고자 할 때, 그것을 자신의 시간당 소득에 대입해서 계산을 하면, 소비하는 대상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함으로써 돈을 허투루 쓰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우리 인간은 자신의 시간을 돈만큼, 아니 돈보다 더욱 소중히 여기기 때문이다.
혹시 지금 차를 사고 싶은가? 그런데, 혹시 이런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내가 사고 싶은 차는 나의 얼마만큼의 시간일까?’ 한 번 계산해 보자. 당신의 시급이 2만 원이고 하루 9시간 근무한다고 볼 때, 하루에 18만 원을 번다. 구입하고자 하는 차가 5천만 원이라면 그 차는 당신의 약 278일의 시간이다. 우리가 한 달에 주말을 제외하고 23일을 근무한다고 가정했을 때, 12개월을 일하면 276일이다. 즉, 이 예시로만 보면 1년 동안 일하는 시간을 고스란히 5천만 원짜리 차와 교환하는 것이다. 이렇게 계산했을 때 차가 정말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결코 차량 구매 계약서에 서명하는 게 쉽게 다가오지 않을 것이다.
(물론 회사를 다니며 얻는 복지나 상여금 등이 있고 아르바이트를 하더라도 주휴 수당 등 온전히 시급만으로 우리가 소득을 올리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계산해 보는 건, 우리의 시간과 노동을 투입해 얻은 돈을 쉽게 낭비하지 않기 위함의 목적으로, 단순하게 노동시간에 따른 소득으로 계산했다.)
그렇다면, 소중한 시간과 맞바꾼 돈을 어떻게 써야 낭비하지 않고 잘 쓰는 것일까? 바로 이어지는 글에서 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