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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장복 Jun 02. 2021

3호선 역에서

뭔가를 딱히

3호선 역에서, 145.5x 296.9cm (변형), acrylic on linen


가를 딱히
하지 않아도 되는 기다림의 시간이었다.
이 직후와 저 직전에 찾아오는 고요가 거기 있었다.
단속적인 점선의 여백과 같은 시간의 무풍지대였다.

3호선 역이었다.
벽에 기대선 채 열차를 기다리는 청년의 눈빛은 아직 살아있었고
몸은 축 늘어졌으나 꼰 다리로 선 역광의 자태가 오롯했다.

펜을 꺼내 끌쩍거렸다.
정중동과 동중정 속에 이내 휩싸였다.
가만히 있어도 마음은 천리를 달리고
천리를 달리며 마음을 비워내는 2분 남짓한 동안이었다. 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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