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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장복 Jun 10. 2021

무의도 여행그림 01

모처럼 집 밖으로 나왔다.

6.9 20:11, pastel on paper, 29.7x21cm, 2021


무의도 여행그림 01


2021.6.9


모처럼 집 밖으로 나왔다. 차에 화구를 담은 봉투를 서너 개 집어넣고 초여름의 아침을 달렸다. 인천대교를 지날 때 여행의 기분이 들었다.  


숙소 옆 솔밭에서 그림을 그렸다. 대기의 두께와 색의 질감을 더듬었다. 점차 엷게 흐린 날씨로 변했다. 멀리 수평선이 보였다. 수평선은 늘 그렇게 누워 평온하다.


근처 을왕리 해변에 가보았다. 양철 표지판 위에 착지한 갈매기가 반겨주었다. 대기가 붉어졌다. 바닷물이 빠져나간 바윗돌 투성이의 해변 끝자락에 섰다. 하늘은 더 붉어졌다. 홍당무처럼 발간 처녀의 수줍음이 느껴지는, 그런 상투적인 비유가 적절한 붉음이었다.


어둠을 맞아 숙소로 돌아왔다. 좀 황량한 벌판에 노출 콘크리트 공법으로 모던하게 지어놓았다. 건물과 건축의 차이점을 생물성(?) 여부로 지적한 학자의 칼칼한 목소리가 문득 들렸다. 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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