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류장복 Jun 12. 2021

무의도 여행그림 02-1

6.10 14:28, pastel on linen, 31x41cm, 2021


6월 10일 낮


마주하여 멍 때려라. 비워질 것이다. 거기 그리움의 물보라를 일으켜라. 그리움은 축복이다. 감정에 겨워 한 줄기 굵은 눈물을 밀어낼 때 축복은 완성된다.


선은 획이다. 획은 파도의 흐름과 높낮이를 갖는다. 약한 선으로 탐색하라. 공기의 살랑임을 감촉하라. 저 바다와 나 사이를 채우고 넘실대는, 빛으로 충만한 대기의 움직임에 시선을 두어라. 보드라운 선의 진동으로 살갗을 간지럼 태우라. 발기시켜라.


고여 드는 진한 느낌이 굵은 힘을 동원토록 하라. 대기의 두께를 담아라. 바다가 일어나 너를 덮칠 때까지 꾹꾹 눌러 담아라. 유체로 휩싸인 세계의 얼굴을 좇아라. 사라짐의 투명함이 붓끝의 통증으로 이어지고.. 끝내 너는 사라질 것이다. 륮



작가의 이전글 무의도 여행그림 0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