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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장복 Jun 14. 2021

무의도 여행그림 02-3


6월 10  밤


너그리기. 네가 공기를 밀어내고 지금 여기 살아있는 모습을 그린다. 곧 존재감이다. 있음 자체다. 있다가 없음의 허전함이 종종 그 존재감을 환기시킨다.


살아있음을 향해 붓끝을 겨냥한다. 살아있는 것들은 숨 쉬고 움직인다. 뭔가 골똘하게 하고 있을 때 살아있음의 존재감이 또렷하다. 너그리기는 있음 그 자체를 추적한다.


표정은 배어 나온다. 감각의 지향적 작용으로 겹겹이 중첩되는 이미지가 표정을 드러낸다. 판단을 중지하고 감각작용을 앞세워 존재의 끈을 놓지 않을 때 표정이 온다. 설명하지 마라.


지금 너를 눈앞에 두고 시간의 표면을 더듬는다. 이미지의 얇은 순간을 쌓아 올린 너는 편모암을 닮았다. 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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