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ttle Lounge_charcoal, acrylic on linen_180x165cm_2023, 24
025
10월 30일
천정의 커다란 팬이 가만가만 팔락거린다. / 네가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다. / 물기 먹은 오후의 안과 밖이 음소거된 영상처럼 고요하다. / 네가 방수모포에 싸여 청소차에 실려간 뒤에. 용서할 수 없는 물줄기가 번쩍이며 분수대에서 뿜어져 나온 뒤에. 어디서나 사원의 불빛이 타고 있었다. / 도심의 백색소음조차 사라진 지금 여기, / 봄에 피는 꽃들 속에, 눈송이들 속에. 날마다 찾아오는 저녁들 속에. 다 쓴 음료수병에 네가 꽂은 양초불꽃들이. / 눈길이 가 닿는 대로 시간이 고꾸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