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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장복 Dec 04. 2021

백일홍

Zinnia_oil on linen_ 65.1x53cm_ 2014-21

Zinnia_oil on linen_ 65.1x53cm_ 2014-21

올여름 동네에 백일홍이 지천으로 폈다. 백일 동안 꽃을 피운다는 백일홍은 수더분한데 화려하다. 혀를 닮은 꽃잎이 눈으로 셀 수 있을 만하다. 꽃대가 따로 없고 줄기 끝에 한 송이씩 핀다. 꽃말은 그리움이다.


백일홍은 야리야리하지 않고 그리 투박하지도 않다. 까까머리 남동생의 눈에 비친 시집가기 싫은 누이 같다. 발그스레한 볼에 분 바름을 못내 어색해하는 수줍음이 있다.


그 설렘, 떨림이 유년의 기억을 부르고 그리움을 부른다. 누구나 경험한 것을 그리워한다. 또한 경험할 것만 같은 막연한 그리움에 설렌다. 2021.9.19 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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