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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장복 Apr 08. 2022

선물

_oil on linen_65.1x53cm_2021

선물_oil on linen_65.1x53cm_2021-22

지천명을 지나는 봄날이었다. 큰길의 가로수에 주먹만 한 목련꽃을 흐드러지게 피운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는데 댕겅, 목이 잘려 땅바닥에 툭 투둑 일제히 떨어졌다. 휘둥그레진 눈으로 한참 동안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 후로 꽃을 그리게 되었다.

꽃은 식물의 성기다. 살아있는 삶을 눈부시게 환기시키려는 건지 아니면 살아내는 유한한 삶을 눈물 나게 일깨워주려는 건지. 아무려면.., 어피차 카르페디엠과 메멘토모리를 오가며 사는 삶 아닌가.

눈아귀에 들어온 꽃 무더기를 보고 차오르는 눈물을 찔끔거린 후 붓을 든다고 말하면.. 믿어줄까. 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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