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로 오랫만에 주말 이틀을 모두 쉬는 주가 있어서 혼펜을 예약해서 다녀왔습니다. 요즘은 혼자서 펜션에서 여유로움을 즐길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곳도 있더군요. 제가 그곳으로 마음을 정했던 이유는 두 가지, 펜션마당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다가오는 고양이들과 밤시간에 제공되는 '불멍'이었죠. 이 두가지는 정말로 빡빡하게 돌아가던 제 삶을 잠시 멈추고 쉬면서 힐링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제 무릎에 올라와 저를 침대삼아 늘어져있는 고양이를 끌어안고 쓰다듬으면 시간가는 줄 몰랐고, 타닥타닥 소리를 내며 타들어가는 불길을 멍하니 보는 그 시간도 너무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불멍을 즐기다가 문득 질문이 생겼습니다. 사람들은 왜 불멍을 좋아하지? 나는 왜 이 불을 보면서 멍하니 있는 시간을 좋다고 느끼는 걸까..라는 질문이 말이죠. 그리고는 또 멍하니 하늘을 향해 춤을 추고 있는 불을보면서 시간을 보냈죠. 그렇게 한참을 보는데 그 불은 정말 한시도 같은 모습을 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끊임없이 움직였고, 사방으로 몸을 흔들었죠. 게다가 그 불꽃은 일정한 움직임이 없어서 이 불꽃이 1초뒤에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 지 예상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완전 무작위의 모습이죠. 그러다보니 저는 그 불의 앞길을 예상하려는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았습니다. 의미가 없거든요. 제가 예상할 수 없는 것을 예상한다고 스트레스 받는 것 처럼 바보같은 일이 있을까요. 그러다보니 제가 불 앞에서 할 수 있는 건 그저 그 불을 멍하니 바라보는 것 밖에 없었습니다. 그 불의 모습을 받아들이면서 말이죠.
약간은 쌀쌀한 밤 공기를 느끼며 조금 더 불로 다가갔습니다. 너무 뜨겁더라고요, 그래서 떨어졌습니다. 그랬더니 또 춥군요.. 적당히 따뜻한 그 거리.. 그 알맞은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불에 너무 가까이 있어서 그 불의 중심에 있다면.. 그건 불멍이 아니라 화형이죠. 그렇다고 너무 멀리 있으면 그건 남의 집 모닥불을 구경하는 것이지 불멍은 아닐겁니다. 이렇게 불과는 적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했죠.
이렇게 우리가 불멍을 하는 모습대로 우리의 인생을 살아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의 인생은 우리가 예상할 수 없습니다. 당장 내일 죽을 수도 있고, 한달뒤에 로또가 될 지도 모르는 일이죠. 우리의 미래에 대해서 계획을 세울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반드시 이루어 진다고는 할 수 없는 것이죠. 어디로 움직일지 모르는 불꽃처럼 말이죠. 그래서 우리가 예상할 수 없는 불꽃을 바라보듯이, 예상할 수 없는 우리의 인생을 보면서 매일같이 앞날을 걱정하고 스트레스 받기 보다는 가끔은 내 인생이 어디로 흐르는지 멍하니 바라보는 시간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우리가 우리 인생의 중심에서 열정적으로 나아가는 시간도 필요하지만 가끔은 내 인생에서 적정한 거리를 떨어져 보는 시간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우리가 불멍을 할 때도 불과의 적정거리가 필요한 것처럼 말이죠. 너무 내 인생의 중심부에서 격정적으로 살기만 하면 불속에서 화형을 당하는 것 마냥 정신을 차리기 힘든 경우가 생기죠. 내가 과연 바라는 길로 가고 있는 건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저 이리저리 불꽃에 휘둘리는 것이죠. 그렇다고 이웃집 모닥불을 보듯이 내 인생에서 멀리 떨어지라는 것도 아닙니다. 그것은 인생을 포기한 것 밖에 되지 않을 테니까요. 나의 삶의 온기는 느끼면서도 흘러가는 나의 삶을 바라볼 수 있는 정도의 거리, 우리가 불멍할 때 필요한 그 '간격'을 우리의 인생을 살아가면서 유지할 수만 있다면 참으로 여유롭게 사람들과 어울리며 삶으로 힐링하면서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늘 하루도 정말로 수고 많으셨어요. 내일은 내 인생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조금은 떨어져서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평안한 이 밤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그럼 모두들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