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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리한 호구 Jan 20. 2023

내 마음에 빵꾸가 났을 때

오늘 퇴근길에 운전을 하는데 계기판이 조금 이상한 겁니다. 자세히 보니 왠 노란 느낌표가 떠 있는 것이었습니다. 지난번에 계기판 오류가 나서 아무 문제 없었는데 불이 켜진 적도 있었어서 별거 아니겠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저 표시가 타이어 관련 표시라고 했던 것이 기억이 났습니다. 


 평소같으면 그냥 괜찮겠지~ 하고 귀찮아서 확인을 안했을 텐데 왠지 그냥 느낌이 쎄했습니다. 그래서 찻길 옆으로 차를 대고 대수롭지 않게 바퀴들을 보고 있었는데 오른쪽 뒷바퀴가 주저 앉아 있는 거였어요. 그래서 일단 집으로 와서 주차를 하고 보험회사를 불렀습니다. 그리곤 왜 바람이 빠졌나 보려고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바퀴에 나사 두개가 박혀 있는 것을 봤습니다. 그렇게 찾아 놓은 덕에 보험회사 기사님이 오셨을 때 빠르게 처치할 수 있었죠. 그렇게 일이 해결되고 나서 보니 몰랐으면 정말 큰일날 뻔 했던 일을 별 탈 없이 지나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사가 박힌채로 돌아다니다가 고속도로라도 달렸으면.. 평소와는 달랐던 저의 몇 가지 모습이 오늘 참 칭찬하고 싶었습니다. 


 먼저 평소와는 다른 계기판의 주의등을 알아 챈 것이고, 그것을 무시하지 않고 원인을 찾아보았고 게다가 바퀴가 문제라는 것을 알았을 때 무엇때문에 바람이 빠졌는지를 알아보려고 귀찮지만 차에서 내려 후레쉬를 비춰 본 것이죠. 그것때문에 계기판이 오류가 아니라 진짜 문제가 있다는 것을 확인을 했고, 나사를 발견했고, 보험회사를 부른다는 해결책을 찾을 수 있었으니까요. 


우리의 마음도 이렇지 않을까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가 살면서 이런 저런 일들로 지칠때, 우리의 마음은 신호를 보냅니다. 요즘 왜 이렇게 아무것도 하기 싫고 흥미도 없어..하는 평소와는 다른 '주의등'에 불을 밝히죠. 그럼 우리는 한번 쯤 생각해 봐야 합니다. 아.. 내가 지금 뭔가 문제가 있을 수 있구나..라고 말이죠. 


 이렇게 마음이라는 계기판의 '주의등'을 발견하고 나면, 차를 잠시 길가에 세우듯, 우리의 삶을 한 템포 쉬어가야 합니다. 그리고는 빵꾸난 바퀴를 찾듯, 잠시 멈춰서서 내가 지금 무엇때문에 지치고 문제가 되고 있는지를 찾아야 하죠. 내가 지금 문제상황인 것이 확실한지, 그렇다면 그 원인이 뭔지를 확인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그렇게 나의 삶을 힘들게 하는 원인을 찾았다면 이제 해결할 방법을 생각해 봐야 합니다. 차가 고장나면 보험회사를 부르듯이, 친구와 상담을 하거나 책을 읽거나 여행을 하면서 그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고, 또 실천해야 합니다. 


 우리의 삶에서 이 과정은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 과정들이 늦어지면 점점 해결하기 힘들어 지거든요. 먼저 내 마음의 계기판이 아무리 시뻘건 주의등을 켜도 내가 알아차리지 못한다면 그 언제 터질지 모르는 대형사고를 끌어안고 다니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렇게 빨리 알아채고 무엇이 원인인지를 빠르게 확인 한다면 생각보다 단순한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처음엔 튀어나온 못이었지만 아마 모르고 계속 다녔다면 그 나사는 더 깊게 박혀 찾기 힘들 었을 것이고 그렇게 파이면서 나중에는 더 마모되어 뭐가 원인인지도 모르는 지경에까지 이를겁니다. 우리 마음의 상처도 처음에는 단순한 화, 미움, 부끄러움으로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미움과 부러움, 화가 서로 섞이면서 맨 처음 시작된 원인을 찾기가 더 힘들어 집니다. 이렇게 더 일이 복잡해지기 전에 원인을 찾고 해결하는 것이 참 중요하죠. 


우리는 살면서 마음이 힘들다고 소리를 질러대도, 이 정도는 괜찮아..라며 애써 무시하며 괜찮은척, 아니 자신은 정말로 괜찮다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모든게 괜찮은 사람은 없어요. 화가나고 상처 받았다는 것은 부끄러운게 아닙니다. 사람인 이상 당연한 거죠. 그걸 드러내고 마주하는 걸 너무 부끄러워 하지 마세요. 차라리 조금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을 때 빠르게 뭐가 문제인지를 마주보고 파악하고 해결 하는 것이 더 어른 스러운 것이고 자존감 높은 사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내가 부족해서 상처받고, 기운빠지는 것 같나요? 아니요. 그건 우리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에 당연한 겁니다. 다른 사람들도 티를 잘 안내서 그렇지 다들 그렇게 상처받고 힘들어하면서 살고 있어요. 나만이 부족해서 그런 것들을 겪는다고 생각하지 말기로 해요. 그럼 오늘은 한번 우리 마음의 계기판이 주의등을 켜고 있지는 않은지 차분히 생각해보는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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