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엘리멘트'와 뮤지컬 '루드윅'을 보고 왔습니다. 두 작품 모두 너무 재미있게 보았고, 감동적이었습니다. 특히나 부모와 자식, 그리고 베토벤과 조카 카를의 이야기를 보며 공통점을 느낄수가 있었죠. 바로 꿈에 대한 이야기 였습니다. 루드윅의 카를은 모두 자신의 꿈이 있었습니다. 불인 엠버는 물인 웨이드와 함께 하고 싶었지만 아빠가 반대하시죠. 그리고 베토벤의 조카 카를은 군인이 되고 싶었지만 베토벤은 자기에게 배우면 최고가 될 수 있다며 음악가의 길을 강요합니다. 친어머니를 만나지도 못하게 한 채 피아노를 연습시키죠.
두 작품에서 엠버와 카를은 자신만의 꿈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아빠와 삼촌에게 이야기 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어른들은 아이들이 자신의 사랑을 이해하고 그 길을 좋아하고 있다고 착각하며 자신의 생각을 고수합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아이들의 마음을 상처로 얼룩지고 있었죠. 참 이상합니다. 그 누구도 미움을 가지고 있지 않았고, 그 누구하나 상처를 주고자 했던 의도는 눈꼽만큼도 없었는데 아이들은 그렇게 큰 상처를 입고 마음을 닫아갑니다.
그러다 결국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 합니다. 처음 이야기 했을 때는 아빠와 베토벤은 격렬하게 화를 내며 반대합니다. 그렇게 서로의 골이 깊어졌다가 엠버가 강의 범람으로 죽었다고 생각되었을 때, 그리고 카를이 권총으로 자살시도를 하면서 아빠는 마음을 열고 엠버와 물인 웨이드의 사랑을 받아들였고, 베토벤은 자신의 뜻을 굽히고 카를을 친어머니에게 돌려보냅니다. 둘다 죽음에 가까워지는 큰 충격, 아빠와 삼촌으로 하여금 이 아이를 잃을 수도 있었다는 충격이 있은 후에나 그들의 이야기에 마음을 열고 그들의 뜻을 받아들였습니다.
부모들은 자식을 위해 자신의 삶에 비추어 보아 가장 좋아 보이는 길로 가도록 이끌어줍니다. 어릴 때 부터 그러한 부모의 가치관을 듣고 자란 아이는 커가면서 반발심이 들 때가 올껍니다. 하지만 그것이 자신의 꿈을 찾게 된 것이라는 사실도 모른채 그저 부모님이 이야기한 삶과 다른 것에 마음을 빼앗기고 있다는 것에 죄책감을 느낍니다. 이건 나쁜일이라 생각하기에 부모에게 말할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마음속에만 묻어 놓습니다.
자꾸 비집고 올라오는 자신의 꿈을 밟아 내리고 애써 웃으며 부모님의 뜻을 따르고 있는 '착한아이'들이 세상엔 참으로 많은 것 같습니다. 엘리멘탈에서 엠버는 이야기 합니다. '난 왜 그냥 착한 딸로 있지 못하는 거지..?' 라고 말이죠. 당연하죠. 딸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어엿한 인간이니까요. 커가면서 자신의 생각이 생기니, 자신의 생각과 부모님의 생각이 다르게 되고 괴리를 느끼는 것이 당연하죠. 자신의 꿈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절대로 '나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은 내 인생에 대한 결정이니까요.
하지만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아이들이 자신의 꿈에 대해 이야기 하지못하는 것입니다. 아이가 자신의 생각이 생길 쯤엔 이미 자신때문에 희생한 부모님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이야기 하기 힘들어 질겁니다. 그리고 부모님은 별 말없이 따라주는 이 아이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못하죠. 그래서 대화는 중요합니다. 그리고 어릴 때 부터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좋은 길을 제시해 주면서도 아이가 원하는 것이 있는지 자유롭게 말 할 수 있는 기회를 자꾸 주는 것이 좋을것 같습니다.
부모님과 다른 생각으로 힘들어하고 있는 자녀들은 일단 자신의 이야기를 부모님께 하는 것이 자신의 꿈으로 가는 시작점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야기를 한다고 이해해 주실것이라는 기대는 버리기 바랍니다. 20년 정도 자신의 꿈에 대한 이야기 없이 살아왔다면 그간 축적된 에너지가 부모님께 충격과 배신감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것은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이야기 하지 않으면 그 기회는 영원히 오지 않을 것 또한 알아야 하죠. 이야기 하지 않고 부모님은 자기를 몰라봐 준다고 화내지 마세요. 그건.. 말 안하면 당연히 모르는거니까요.
서로를 생각면서도 방향이 달라 서로에게 상처가 되는 관계가 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비싸고 좋은 것이라 생각하는 랍스터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게는 선물이 될 수 없듯이 상대는 자신과 다를 수 있다는 것, 그것에 나를 낳아준 부모님일지라도 내가 낳은 자식이라도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며 서로의 생각을 말로 전하고 각자가 가진 사랑이 서로에게 따스함으로 남을 수 있게되면 참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