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 원래 있던 뮤지컬 넘버를 개사를 해서 본 공연에 앞서 인트로 형식으로 넣기로 했어요. 그래서 제가 맡아서 개사를 맡았습니다. 저희 뮤지컬이 사람들에게 힐링의 시간을 주는 뮤지컬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어떤 사람들이 우리 뮤지컬을 보면 좋을 지 쭉 나열하는 가사를 썼습니다. 그 중에 맘에 들어왔던 가사가 "뭐만 하면 꼰대소리 듣는 어른들, 뭐만하면 MZ 소리 듣는 청소년"이라는 가사였어요. 요즘 많이들 느끼고 있는 내용이었거든요.
몇 천년전 이집트에서 발견된 상형문자에 '요즘 젊은 것들은 싸가지가 없어..'라는 내용의 글이 있다고 합니다. 이 세대간의 갈등이 언제나 있어왔던 것은 사실이지만 요즘은 특히나 심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서로 말을 하기 싫을 정도로 말이죠. 어른들이 무슨 말만 하면 '꼰대'라는 프레임을 씌워 이야기를 듣는 것도 싫어합니다. 반대로 젊은 사람들이 자신의 의견을 내면 '역시 MZ' 라며 비꼬기도 하죠. 사람의 말이 어떻게 언제나 맞거나 언제나 틀릴수가 있을까요? 나이든 사람의 말은 무조건 맞고 어린 사람의 말은 무조건 틀린가요? 아니면 나이 든 사람들은 옛날 이야기만 하고 나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니 꼰대라고 배제해도 되는 걸까요?
제가 생각 할 땐 '꼰대'라는 프레임과 'MZ'라는 프레임은 세대간의 소통을 방해하는 아주 큰 요소인 것 같습니다. 나이 많은 사람의 이야기중 틀린말도 있겠지만 분명히 나에게 도움이 되는 지혜가 담긴 말이 있습니다. 그 사람의 나이에 따라 이야기를 거를 것이 아니라 그 말을 곰곰히 생각해 본 후 그것이 나에게 도움이 되는 말이라면 겸손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반대로 나이 적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할 때 상대방이 어려서 뭘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치부하기 보다는 오히려 편견없이 낼 수 있는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고 맞는 말이 있다면 받아들여 줄 수 있는 그릇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받아들이며 나아가는 것이 나를 위해서나 내가 속한 공동체를 위해서도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또 한가지 기억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내 말을 상대가 들어주길 바란다면 그 전에 그 사람과의 관계를 잘 맺어야 한다는 겁니다. 아무리 MZ와 꼰대의 프레임에 갇히더라도 상대방이 내 마음에 드는 사람이라면, 저 사람이 나에게 나쁜 이야기를 할리가 없다는 신뢰가 있다면 상대는 내 말을 별 다른 노력 하지 않아도 귀담아 들어줄 겁니다. 학교다닐 때 수학선생님 좋아하면 수학 성적이 오른다는 이야기가 있죠? 비슷한 이야기입니다. 결국 상대방의 마음을 사는 일이 중요하다는 이야기 입니다.
'내가 뭐 나 좋으려고 말해주나요!! 다 지 좋으라고 그러는거지!!' 라는 생각이 있나요? 다시 한번 생각해 보세요.. 정말로 상대방을 위한건가요? 대개의 경우 말하는 태도와 말투에 따라서 저 사람이 나에게 우호적인지 자기 기분이 상해서 그러는 건지 상대방은 어렴풋이 압니다. 그러니.. 가끔은 내 말투에 짜증이 묻어나진 않았는지 정말로 상대방을 위한 말이었는지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생각해 보니 상대방을 위한 의도가 아니라 나의 화를 풀기 위한 것이었다면 하지 않는 편이 좋을 겁니다. 그 사람이 나를 싫어하면 내 입에서 나오는 말도 싫어할 테니 오히려 상대에게 역효과가 나겠지요. 차라리 말해주지 않는 것이 도움이 될 겁니다. 내가 생각하는 것의 반대 방향으로 움직일 테니까요.
하지만 가장 좋은 것은 상대가 내 맘에 드는 사람인지 아닌지에 따라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말의 내용'을 판단해서 받아들일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이 가장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 될 겁니다. 상대방이 짜증을 내며 이야기를 하더라도 그 내용이 맞고 나에게 도움이 된다면 받아들이는 것이 '나를 위해서' 좋은 일이 되겠죠. 반대로 상대방에게 이야기 할 때는 최대한 그 사람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평소 관계를 잘 쌓고, 상대를 위한 진심이 묻어나도록 이야기를 해 줘야 겠죠. 하지만 그래도 상대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어떻게 하냐고요? 그냥 놔두세요. 그 정도 노력했는데 듣지 않는다면 그 정도 그릇이 안되는 겁니다. 더 이야기해서 상대에게 역효과가 나고 내 마음만 상한다면 그냥 손 떼세요. 누구에게도 이득이 없는 시간이 될 겁니다. 그렇게 다른이의 말을 듣고 받아들여 나를 발전시키고 다른 이들에게 진심어린 이야기를 해 줄 수 있는 우리가 되면 참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