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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돌보지 않는 나에게

나는 이렇게 나를 돌보고 있다

by 마당넓은



유난히 더웠던 지난가을 도서관에서

정여울 작가의 북 콘서트가 있었다.

작가에 대하여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막연하게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몇 번 들어본 이름이었고 지방에서 쉽게 접하지 못하는 북콘서트는
그 이름 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이 있었다.

나에게 다소 어려운 철학적 의미가 가미된

강의였지만 작가가 전해주려는 에너지는 남달랐다.

출간한 많은 책들 중에서 설명이 깃들여진
나를 돌보지 않는 나에게 는 현대인에게

위로와 공감을 불러일으켜 관심을 끌만한
내용이 많았다.

지금 다시 찾아 읽어도 여전히 책의 그 부분에서 오랫동안 들여다보게 된다.


에고 인플레이션 시대
나로부터 시작해 나로 끝나는 사고방식의 문제는 그 '나'라는 표현뒤에 감춰진 주어가 셀프가 아니라 에고라는 점이다.
에고의 캐치프레이즈는
'나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이니

누구도 내 영역을 침해할 수 없다'로
수렴된다.(나를 돌보지 않는 나에게 89p)


내면의 나를 보호하기 위한 것들이 스스로의 균형을 깨뜨리고 함께 가는 세상에 균열이 오게
되는 건 아닐까

작가는 내 안의 에고, 셀프를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고 있지만 아직도 읽어내는 동안 또 생각에 빠지게 된다.


어렴풋한 기억들은 에고가 나아가든 셀프가 앞서 가든 나를 사랑하는 감정은 돌보고
놓치는 일은 없어야 된다는 것.

여행으로 부처 나 자신을 돌아보고 나를 발견하라고 해주는 조언들이 인상에

남아있는 건 여행에서 주는 의미가 나에게

다른 무엇보다 커다랗게 다가왔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에고와 셀프가 서로 공존하는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는 서로가 타협점을 찾아갈 때 그때 더 많은 새로운 길을 보는 눈이 생기지 않을까?

기분이 롤러코스터를 사는 세상이지만 여전히 나는 나였고 내가 가는 길을 가장 잘 알아볼 수 있는 것도 나이란 걸 나는 알고 있다.

정여울 작가가 말하는 에고든 셀프던 나 자신을
보호하고 지키는 일은 나를 돌보는 일 중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길 바랄 뿐이다.


햇살이 가득한 오후 창 너머로 들어오는

강렬한 햇볕, 향긋한 커피내음, 강둑 위에서 바라보는 반짝이는 윤설,
시장의 오고 가는 사람들의 분주함,
시끄러운 층간 소음마저도
감미롭고 달콤한 하루로 맞이하는
삶이 항상 내 안에 머물기만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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