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간식
겨울 간 식 하면 떠오르는 여러 가지 음식들이 떠오른다.
호빵, 붕어빵, 호떡, 어묵 국화빵 그중에 내가 제일 애정하는 간식은 호떡이다.
요즘은 동네에 호떡 파는 곳이 거의 없어졌고
붕어빵이 자리를 잡고 있다.
먹고 싶어도 사 먹을 때가 없다. 호호 불어가며 먹던 흑설탕이 녹아내리고 계피 향 가득하고
달콤한 그 맛.
호떡
대한민국의 길거리 음식 중 하나. 밀가루나 찹쌀로 반죽하여 설탕을 넣고 기름 두른 팬에 납작하게 눌러 지진 음식이다.
옛 서역인들이 먹던 음식에서 유래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많다. 호떡의 호 자가 오랑캐 호자이며 오랑캐가 먹던 떡이라는 주장이다.
그래서
2대째 내려오는 서문시장 할매 호떡으로 출발.
오로지 호떡 하나만 생각하고 대구 서문시장으로 갔더니 월요일은 휴무 문이 닫혔다.
월요일은 쉬는지도 몰랐고 집에서 놀다 보니 요일 개념도 없는 내가 문제지.
내가 원하는 건 살짝 기름 에두른 호떡을 뜸 들이기 위해 냄비 뚜껑으로 구운 그 호떡이었기에 씨앗호떡이 손짓을 해도 뒤돌아섰다.
나오다가 내가 원하는 집은 아니었지만 비슷한 호떡집을 발견했다.
하나에 2천 원 결코 싼 가격의 할매 호떡도 아니었지만 꿩 대신 닭이면 어때. 2개 주문하고서 한 입 베무는 순간 옆 지기와 내 눈이 스파크.
애들 말로 띠로리...
아 이 맛이 아닌데 호떡에 왜 MSG 맛이
나는 건지 요즘 MSG 안 들어가는 데는
없다고는 하지만 호떡 너마저...
결국 입만 버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마트에 파는 호떡믹스도 아니고 옛날 호떡이 눈에 아른거린다.
입에 남아있던 MSG 맛의 흔적도 지우고 싶었다. 맛으로 각인된 맛은 의외로 오래갔다.
"안 되겠다 없다면 내가 만들면 되지
집에 흑설탕, 땅콩, 계핏가루, 호두까지 다 있는데 못 할게 뭐야"
호두를 까고 땅콩을 볶아내고 절구에 찌어서 흑설탕에 계핏가루, 땅콩, 호두를 섞어서 호떡 속을 만들었다.
우리는 단 거를 싫어하니 계핏가루를 특별히
더 많이 넣어서 준비해 두었다.
반죽이 문제인데 이스트도 없고 막걸리도 없어서 오늘은 시험 삼아 그냥 요구르트로
밀가루 반죽을 만들었다.
반죽 숙성을 위해 냉장고에 3시간 넣어두었다가 드디어 굽는다.
"누름판 있어?"
"예전에 호떡믹스 살 때 받았는 데
사용 안 해서 있을 리가 없지"
"그럼 어떻게 하려고"
"다 생각이 있어 기다려봐"
딸기잼 뚜껑을 누름판으로 작은 냄비 뚜껑을
뜸 들이기 용으로 준비를 하고 기름을 살짝 두르고 구워냈다.
굽는데 정신을 쏟느라 사진을 못 찍었다.
부풀어 오르는 정도가 약해서 조금 딱딱한 식감이라 다음엔 막걸리나 이스트로
반죽을 해야겠다.
예쁘지는 않았지만 비슷한 맛, 아니 엄마가 해주던 맛이었다.
이제 그 이상한 호떡 맛이 기억에서 빠져나갈 것 같다. 며칠은 집에서 호떡 굽는 재미로 보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