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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동 호서비 Mar 20. 2023

이야기 論語 498

-논어 쉽게 읽기Ⅰ.學而 第一

15. 子貢曰 貧而無諂 富而無驕 何如 子曰 可也 未若貧而樂 富而好禮者也

자공이 물었다.

”가난하면서도 아첨하지 아니하고 부유하면서도 교만함이 없다면 어떻습니까? “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괜찮으나, 가난하면서도 즐겁고 부유하면서도 예를 좋아하는 자보다 못하다. “          


사람은 누구나 가난하고 힘든 삶을 싫어한다. 부유하고 원만한 삶을 살기를 원한다. 자공의 물음은 돈이 없다고 해서 다른 사람에게 특히 부자에게 아첨해서 뭔가를 바라지 않는다면 이런 삶이 좋은 게 아니냐고 묻는다. 또 부유하지만 없는 사람을 무시하는 교만함을 갖지 않는다면 좋지 않냐고 물었다.     


 가난해도 자신의 자존심을 지키고 누구에게도 아쉬운 소리를 하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반대로 부자나 권력자에게 붙어서 뭐라도 챙기려는 사람도 많다. 부유한 사람 상당수는 없는 사람을 무시하고 마치 벌레 취급하듯이 대하는 사람들이 있다. 다 돈의 힘으로 엮어지는 사회상이다.   

   

공자는 이들은 모두, 가난한 가운데서도 자신의 삶을 즐기고 부유하면서도 예를 좋아하는 사람보다 못하다고 했다. 가난하지만 가난함에 굴하지 아니하고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면서 나만의 즐거움을 찾아 생활하면 그 누구도 뭐라 할 수 없다. ‘안빈낙도(安貧樂道)’ 가난을 불편하게 여기지 아니하고 편안하게 도를 즐기는 생활은 마음먹기에 달렸다. 특히 부유하면서 없는 사람을 무시하지 않고 예절에 맞게 행동한다면 그 사람은 올바르다 할 수 있다.   여기서 공자 제자 자공은 누구인지 한번 생각해 보자.


자공은 공자 제자 가운데 뛰어난 상술로 돈을 많이 번 수제자이다. 한마디로 스폰서이다. 공자가 주유천하를 다닐 때 상당수의 경비가 자공으로부터 나왔다고 추정된다. 자공은 공문십철 제자 가운데 재아와 더불어 언어 과목에 뛰어난 제자에 속한다. 훌륭한 언변에다 상술에 밝아 자공은 많은 재산을 가져 부유했다.     


아마도 자공은 자신이 부유하지만 교만하지 않다는 것을 얘기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공자는 자공의 그런 마음을 꿰뚫고 부유한 가운데서도 예절을 제대로 지키는 사람이 더 낫다고 충고한다. 이런 대목이 공자가 제자들의 속성을 바로 알고 제자에 맞게 교육했다는 얘기를 남기고 있다.      


子貢曰 詩云如切如磋 如琢如磨 其斯之謂與

자공이 말했다.

”<<시경>>에 ‘절단하고 갈고, 쪼아놓고 갈고’하였으니, 이것을 말함일 것입니다. “     

子曰 賜也 始可與言詩已矣 告諸往而知來者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사(자공)는 비로소 더불어 시를 말할 만하구나, 지난 것을 말해주니 다가올 것을 아는구나. “


절차탁마(切磋琢磨)란 고사가 여기서 나온다. 어떤 보석을 자른 후에 다시 갈고 쫓은 후에 다시 갈고 하는 것은 정밀하게 일을 하는 가운데 더욱 정밀하게 함을 말한다. 그만큼 많은 공력을 들여 정성을 다해 일을 하면 실수가 적고 일의 성과도 크게 오른다는 의미일 것이다. 


자공은 시경에 나오는 이 구절을 들어 앞의 가난한 가운데서도 아첨이 없고 부유함에도 교만함이 없다는 말 이상을 이해한 것으로 해석된다. 즉 가난하면서도 즐거움을 찾고 부유하면서도 예를 좋아한다는 공자의 대답을 알게 된 것이다.     


공자는 이에 대해 자공과 더불어 詩를 말할 만하다고 했다. 또 지나간 것을 말해주자 다가올 것을 안다고 했다. 주자는 배우는 자가 작은 성공을 편안히 여기고 도의 극치에 나아감을 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해석했다. 또 허망한 일에 매달려서 자기가 실제로 해야 할 일을 모른다면 이 또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16. 子曰 不患人之不己知 患不知人也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남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음을 걱정하지 말고, 내가 다른 이를 알아주지 못함을 걱정해야 한다. “     


가수나 연예인 등은 공인이다. 이들은 세상 사람들의 인기로 살아간다. 물론 인기가 돈, 수입과 직결되니 그럴만하다. 그래서 이들은 내가 다른 사람을 아는 것보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알아주기를 바란다. 공인들의 병폐는 다른 사람이 나를 몰라 봐줄까 하는 것이다. 공인뿐만 아니라 좀 나대는 사람들 상당수도 이러하다. 자신을 알아봐 주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 공부를 좀 했다는 사람도 그러하고, 돈이 좀 있다는 사람들도 그러하다. 능력을 인정받기를 원하는 것도 자기를 알아봐 달라는 것이 아닐까 한다.      


공자는 남이 나를 알아주는 것보다 내가 남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공자는 군자를 강조했다. 군자는 자기 자신이다. 그러므로 남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음을 걱정할 게 아니라 내가 남을 알지 못함을 걱정해야 한다고 했다. 그 사람의 옳고 그름을 알아야 하고 정직하지 못하거나 속이지 않는지를 구분해야 하는데 군자를 자처하면서 그러한 분별력이 없다면 세상을 바로 잡을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 아닐까 한다.      

”세상을 모두 제대로 알아야 군자가 될 수 있다니 군자는 좀 피곤한 사람일 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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