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과 변화 그 사이 어딘가
나는 변화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다.
해외에 자주 가는 것, 새로운 동네에 살아보는 것, 접해보지 않은 분야를 배워보는 것도,
나에게는 그렇게까지 마냥 즐겁고 좋아하는 것들은 아니다. 오히려 살짝 두려움이 앞서기도 한다.
내가 느끼기에 안정감을 주는 공간에서, 늘 보던 친구, 가족들과 꾸준히 해왔던 것을 하는 것에 익숙하다.
하물며, 한결같은 루틴도 유지하려고 한다.
저녁에는 감자 세 알을 구워 먹고 자정 12시 전후에는 침대에 누워 늦게 자지 않는 것. 그리고 일주일에 두 번은 꼭 운동을 하는 것. 규칙적인 삶 속에서 안정감을 느껴온 것 같다.
이 모든 루틴을 20년 동안 살아온 동네 안에서 하고 있다. 그러다 문득, 작년부터인가 매너리즘에 빠진 느낌을 받았다. 변화를 갈망하고, 다른 동네로 이사를 가고 싶고, 뿌듯함과 상쾌함을 느꼈던 운동도 지겨워지고, 카페에서 공부하는 것 마저 따분해졌다.
이 동네, 이 공간에서는 어떤 재미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삶의 권태인가, 매너리즘인가 혼란이 왔다.
당장 이사를 할 수도 없는 노릇, 해방구를 찾기로 했다.
새로운 것에 마구 도전하는 것.
거창한 게 아니어도 좋다.
운동하러 갈 때 내가 자주 가는 길이 아닌 다른 길로 가는 것. 운동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집에서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운동을 쉬어줘도 좋다. 한 번도 안 가본 카페에 가서 새로 산 책을 꺼내 읽는 것. 새로운 길을 찾아 산책을 하는 것. 새 옷을 사 입거나 머리를 해서 나 자신의 모습에 변화를 주는 것.
이래도 부족하다 싶으면 새로운 취미를 시작하는 것이다. 제쳐뒀던 피아노를 다시 친다던가, 베란다 한 구석에 있던 자전거를 꺼내 타며 자연과 바람을 만끽하는 것. 친구와 원데이 클래스로 배워보고 싶었던 취미활동 함께 하는 것.
또는 인간의 배움은 끝이 없기에, 학원에 등록하여 나와 거리가 먼 분야에 대해 배워보는 것. 새로운 배움에서 얻는 흥미와 활력도 꽤나 크다.
안정감을 주는 규칙적인 삶의 패턴에 작은 변화 한 조각을 더하는 것만으로도 권태로부터 충분히 극복 가능하고 기분 좋은 감정을 얻는다.
하루하루 규칙적인 삶이 주는 건강함 속에 안일하여 권태와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은 삶의 순리.
스스로 그것을 느끼고 변화와 도전으로 해방감을 주는 것은 더욱 삶에 활력을 주고 다채롭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