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굣길 핫도그에 담긴 고등학교 시절의 맛
내가 다닌 학교는 종로구 연지동에 있었다. 하교길은 항상 특별한 의미를 가졌다.
집으로 바로 갈수도 있었지만, 나와 친구는 늘 동대문까지 걸어가는 길을 택했다.
종로5가에서 동대문까지는 버스로 2정거장 거리였지만, 그 길은 우리의 우정이 깊어지는 시간이었다.
학교에서 무거운 가방을 들고 팔이 아프면, 오른손으로 들기도 하고, 왼손으로 들기도 했다.
책가방은 바꿔드는 경우엔 둘다 동시에 바꿔야지만 나머지 팔로 팔장을 끼기가 좋아,
가방든 손을 바꿀때도 “팔 아퍼 바꾸자’라며 “하나 둘 셋”하며 구령에 맞게 바꾸며 깔깔 거렸다.
친한 친구와 재잘거리며 걷기에는 딱 좋은 거리다.
걸어갈때 우린 그냥갈순 없자나였다.
종로6가쯤 가다보면, 이면 도로에 노점상 핫도그집에 들린다.
멀리서부터 빵냄새와 기름냄새가 우리를 유혹한다. 냄새를 맡으며
우린 코를 벌렁거리며, 와아~~맛있는 냄새,
“한개씩 먹자”라면 즉시 핫도그 가게로 들어간다.
주인아저씨는 우린 반갑게 맞이하며 “공부하느라 힘들었지?” 라며 반갑게 맞이 한다.
인사를 나누면 주인아저씨는 소시지를 끼워둔 나무젓가락을 들고
밀가루 반죽을 묻혀 바글바글 끓고 있는 기름에 넣는다.
기름은 반가운 손님이라도 맞이한듯 자신의 몸을 한껏 부풀려 놓는다.
부풀어진, 핫도그를 꺼내 기름을 툴툴 털어내고, 하얀 반죽옷을 다시 입힌다.
반죽이 노릇하게 익으면 좀전에 작은 소세지는 보이질 않고
철갑 옷을 입은 손잡이 빵이 태어난다.
주인 아저씨는 “공부하느라 힘들었으니 한겹 더 입혀주마”다고 하시며,
반죽옷을 한번 더 입혀 기름속에 투하시킨다.
기름에 빠진 반죽은 좋아 죽겠다는듯 요동을 치며 자기 몸을 한껏 부풀린다.
세겹의 탄탄한 방탄옷으로 갈아입은 옷은 색상도 어쩜 그리 고은지?
베이지색 보다 어둡고, 엷은 갈색이 된다.
마지막 작업은 케챱으로 온몸을 치장하고서야, 우리손에 쥐어주신다.
손잡이를 종이로 감싸서 손을 데일 위험은 없다.
손에 쥐어준 핫도그를 바라보며 군침을 삼킨다.
어떻게 먹어야 케찹을 흘리지 않고 모두 먹을수 있을까?
우선 한입 크게 베어문다. 새콤달콤한 케챱 맛에 고소한 빵이 입안에서
침과 함께 잘 어우려진다.
입에서 저절로 탄성이 나온다.
“아~~맛있어, 어쩜 이렇게 맛있지.” 라며 핫도그를 들여다 본다.
위에서 보는 핫도그는 하얀속살에 엷은 갈색이 나이테를 보는것처럼 선명하게 보인다.
한겹한겹씩 먹을까? 아님 위에서부터 차근차근 먹을까?
생각하다 위에서부터 한입씩 먹기로 결정을 한다.
그래야만 새콤달콤한 케찹을 함께 먹을수 있기 때문이다.
핫도그를 거의 다 먹을때쯤이면 동대문에 도착을 한다.
핫도그를 다 먹어서 아쉽기도 하지만, 친구와 헤여지기 때문에 더 아쉬웠다.
핫도그는 친구와의 우정의 음식이다.
지금도 휴게소에서 핫도그를 보면 그 친구의 얼굴이 생각난다.
어떤 이야기를 나누며 걸었는지는 모르지만,
재잘대고 깔깔댓던 고등학교 시절의 아름 다운 추억과 우정이 생각난다.
오늘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도 전하고, 만나서 핫도그를 먹자고 해야겠다.
오늘따라 유난히 그 친구가 그립다. 친구야 잘지내지, 아픈데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