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껏 무엇을 두려워한 걸까
아무도 괴롭히지 않았다. 아무도 질책하지 않았고 모두 응원해 줬다. 혼자 타인의 시선을 의식했으며 나의 시선과 타인의 시선을 동일시하여 스스로를 두렵게 만들었다. 지금껏 내가 두려워한 것은 무엇인가?
늘 불안함에 싸여있고 두려워하며 도망친다. 하지만 실제하는 것 아무것도 없다. 그럼에도 내 안의 나는 벌벌 떨면서 구석에서 울고만 있었다. 그걸 무시했다. 어쩔 수 없다고 합리화했다. 나의 문제를 무서워했으면서 괜찮은 척하려고 도망쳤다. 정작 무서워하는 나를 보듬어주지 못했다.
정작 울고 싶을 때는 울지 못하던 내가 두려워하는 나를 바라보게 됐다. 눈가가 지끈거린다. 겁먹고 못난 나를 바라보니 너무 초라해 보인다. 본인이 원하는 것조차 못하고 있는 내가 너무 안타깝다. 연료가 좀 부족해서 그랬던 것뿐이다. 세상을 향해 뛰어놀고 있는 그들을 볼 때 얼마나 부러워하면서 꿈꾸기만 했는가.
전혀 아름답지 않기에 아름답다. 처절하고 더럽고 시궁창 같은 이가 하는 다짐과 변화와 그 과정이 얼마나 아름다울까. 그럼에도 나는 아름답지 않다 생각했다. 내가 변태 할 수 있을까. 아직도 두렵다. 나를 돌보면서 나와 싸워야 한다. 꼭 내 안에 여러 사람이 있는 것처럼.
나는 늘 실패만 해왔기 때문에 일어서는 법을 잊었다. 히어로가 되고 싶다. 쓰러지지만 그럼에도 싸우고 일어선다. 내가 지금 겪는 것들이 나를 성장하게 한다. 그걸 상기시키고 지나갈 시련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눈앞에 있는 작은 고통이 너무나 힘들게 느껴진다.
결국 나를 괴롭히는 사람은 나다. 사고방식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 외적인 이유였다면 그 상황을 해결해 나가던 욕을 하던 어떻게든 처리할 수 있는 문제다. 뿌리 깊은 혐오는 나를 어중간한 빌런으로 만든다. 끝내주는 매력을 가져서 빌런형 히어로 정도만 되어도 소원이 없겠다. 난 영화 초반에 지나가다 1초 만에 제압당하는 쩌리 빌런이 되시겠다.
아직도 헷갈린다. 나의 두려움의 원천이 무엇일까. 이상이 너무 높아서 생긴 것도 있다. 가능성만 가진 새싹으로써 지속성 없는 내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정말 어렵다. 난 언제까지 패배자로 살아가야 하는가 궁금해졌다.
피해의식만 가득하고 될 거라고 말하면 듣기 싫다. 이런 보기 싫은 면을 꽁꽁 숨기고 다녔더니 친한 사람들을 제외하면 잘 모르더라. 심지어 성인 ADHD에 우울증까지 약만 4가지를 먹는데! 뭐 사실 일상생활은 크게 문제가 없어서 그럴지도 모른다. 약을 꾸준히 먹으면서 정도가 더 나아졌으니 뭐.
강제로 좀 묶어두고 무언가를 계속해서 시켜야 한다. 다른 생각이 들지 않도록. 내 마인드를 바꾸려고 하면 오히려 반항심이 생겨서 계속 거부감이 드니까. 다행이게도 주변에 붙들어줄 사람이 생겼다. 연애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제일 하고 싶은 건 본업이다. 내가 본업만 잘해도 이러한 고민들이 현저히 적어질 게 분명하다. 다른 종류의 고민이 생기는 건 당연지사다. 그러므로 내 자존감만 조금만 높여주면 많은 일들을 더욱 할 수 있을 거다. 열심히 살기 위해 하는 노력들을 위한 노력을 해보자. 노력에 노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