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으로부터의 도망
알고 있듯이 피할 수 없다.
이 자본주의 세상에서 노력의 가치는 꽤 낮은 축에 속한다. 값싼 노력. 허무주의에 빠졌다. 노력해도 되는 일이 없었기에, 값싼 허무주의라는 쾌락, 패배주의라는 쾌락에 빠졌다. '안 되는 걸 아는 나는 너희보다 똑똑해.' '우린 모두 사회 시스템의 피해자니까.' '계급의 열등감을 자각한 나는, 포기했기에 너희보다 행복해'. 비겁한 도망이었다.
어느 날 멋진 형이 말했다. "생각해 보니 인류 역사상 노력의 가치가 가장 높은 시기 아닌가? 모든 게 정해져 있다면, 애초에 노력 말고 할 수 있는 게 없잖아?".
나는 노오력이라는 말을 싫어한다. 실패의 원인을 오롯이 개인에게 돌리는 집단의 변명으로 들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노력 말고 할 수 있는 게 없다. 그러니 노력이라도 해야겠지. 하고 나서 말해야 설득력 있지 않겠어? 그래서 나는 노력한다. 감화되었기 때문일지도, 증명하고 싶어서 일지도, 부정하고 싶어서 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