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치다

지나치게

by 스물여덟

며칠 전에 퇴근길에 노을을 찍는 사람들을 보았다.

건물 사이에 피어난 커다란 안개꽃 다발, 그 사이에 커다란 장미꽃. 내가 보기에도 꽤 예뻤다.

지하철에서 버스 시간까지 계산해서 뛰어 올라온 난 약간의 갈등 후 집에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정류장까지 뛰어갔다.

집에 도착한 뒤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을 켰다. 곳곳에 올라오는 노을 사진이 저마다의 꽃다발을 피워냈다.

왜 버스를 20분 늦게 탈 결심을 하지 못했을까? 침대의 달콤함은 언제까지나 날 기다려주고 있을 텐데.


생각해 보면 항상 후회했다. 지나치게 지나쳤기 때문이다. 이래서 안 될 거야. 이건 어렵지. 지고 말 거야.


그러면 어떤데? 실패하면 다시 하면 되고, 어려우면 할 수 있을 때까지 해보고, 지더라도 최선을 다했으면 됐을 것을. 지나치게 두려워했기에 어김없이 지나쳤다. 그렇게 지나친 시간들은 지나치게 쌓여 지난한 과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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