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도의 구성성분

테제와 안티테제

by 스물여덟

무인도라. 참 인간 중심적인 생각이다. 개척지라는 단어도 마찬가지. 자연을 미개한 것으로, 개척이 긍정적인 것으로 바라보는 인간 편향적인 사고다. 물론 우리는 인간이기에, 인간 중심적 사고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라면 자신이 속한 집단을 자신과 동일시에 사고하기 마련이다. 하물며 가장 큰 교집합인 인류라는 틀에서는 어떻겠나.


범동물적인, 범자연적인, 범지구적인 생각도 마찬가지. 환경을 보존하고 후손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물려지기 위함이라고 하지만, 이에 기저한 심리 역시 이들을 보존하지 않는다면 인간의 생존이 위협당한다는 생존 논리에 기반한다. 이제 곧 범우주적으로 확대되게 우주 쓰레기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될지도.


혹은 이것을 고민하고 행동하는 나에 대한 고취일 수도 있다. 이 운동, 사상, 행동하는 나는 멋진 사람이야!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 중심주의와 단절된 환경운동이 있는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다. 정말 그것이 존재할까? 그것이 옳다고 믿기 때문에 자연과 인간을 분리하고 인간이 배제되어야만 완벽한 생태계라 믿는 신념의 결정체가? 이 또한 인간을 안티테제로 설정함으로써 연관성이 생긴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혹은 인간이 자연의 일부라면 인간의 번성으로 인해 멸종하는 생물이 생기건 말건 알게 무엇인가? 유구한 자연의 법칙을 통해 멸종하는 것뿐인데. 인간이 자연의 우위에 있다는 생각은 오만일지도. 각 지역으로 모든 생물이 퍼져나가면서 가장 잘 적응한 생물 종이 살아남는다. 종의 수가 늘어나며 다시 분화되고 여러 피드백이 생길지 모른다.


인간과 자연의 관계와 인간과 도덕의 잣대. 그것이 옳기 때문에 움직인다면 정말 옳은 행동일까? 개인마다 옳고 그름은 다를뿐더러 사람 사이의 관계 또한 다양하고 자연과 사람, 집단, 사회, 국가의 관계는 셀 수 없을 테다. 인간 중심에서 탈피한 생각 역시 진테제로 가기 위한 단계일 뿐이라면 우리가 도달하게 될 진테제는 어디일까? 끝없는 변증법과 잡히지 않는 진리 속에서 시행착오의 기회는 줄어들고 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계단이 남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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