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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물여덟 Aug 08. 2023

반비례에 관한 어휘적 고찰

업무강도와 행복은 반비례 관계... 어?

비례한다, A가 증가할 때 B도 증가한다면 비례관계라고 말한다. 그럼, A가 증가할 때 B가 감소한다면? 별다른 고민 없이 반비례 관계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되었다. 사실 양의 증감과 비례, 반비례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비례는 A값이 n 배가 될 때 B의 값도 n 배가 된다면 성립한다. A:B가 2:3이라면 4:6, 6:9 이렇게 같이 증가할 수도 있으나 A:B가 2:-3이라면 4:-6, 6:-9로 A는 증가하나 B는 감소하는 관계가 된다.


반비례는 A의 값이 n 배가 될 때 B의 값이 1/n이 될 때 성립한다. A:B가 2:1이라면 4:1/2, 6:1/3 A는 증가하나 B는 감소할 수도 있고 2:-1이라면 4:-1/2, 3:-1/3 이렇게 같이 증가할 수도 있다. 물론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단어와 의미는 다르겠지만.


그렇다면 정확한 표현은 무엇일까? 양의 상관관계, 음의 상관관계 혹은 양의 비례, 음의 비례 또는 정관계 역관계 등이 있겠다. 물론 수학적 역관계는 다른 의미다.


종종 우리는 일상적으로 굳어진 오개념들을 아무 생각 없이 사용한다. 이게 불편해 속으로 앓는다. 피곤하게 산다고? 그럴지도. 하지만 한번 꽂히면 파고드는 성격이라 무시하기 힘들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어 그건 틀린 표현인데요?" 라고 하지는 않는다. 사회적 자아가 틀린 표현도 묵인하고 넘어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냥 모른 채로 사는 게 낫지 않을까? 불편한을 느낄 필요도 없을텐데. 굳이 사회적으로 고정되어 가는 단어를 끄집어내 틀림을 증명하는 이유는 나만는 알고 있다면서 상대적 우월성을 즐기고 싶어서가 아닐까? 아니었으면 좋겠다. 차라리 이런 단어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다.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이 있다. 분명 모르는 것은 약이 될지도 모르겠지. 그래도 무슨 약인지는 알아야 오용, 남용을 피할 수 있지 않겠는가? 그래, 나라도 오남용을 피하고자 알면 된 것 아닐까? 우리 같이 건강한 어휘 생활을 구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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