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나이를 먹을수록 시간이 빨리 지나갑니다. 어렸을 때는 시간이 그렇게 느린데 왜 나이를 먹으면 이렇게 시간이 금방 지나갈까요.
몇 년 전에 밝혀졌는데요. 어렸을 때에 뇌의 신경세포 정보 전달 속도는 나이 먹었을 때보다 훨씬 더 빠릅니다. 그러다 보니까 우리가 어렸을 때 하고 나이 먹었을 때 하고 같은 현실에 살지만 어렸을 때는 신경 세포의 정보 전달 속도가 빠르다 보니까 세상을 더 자주 볼 수 있다는 거예요.
세상을 자주 본다는 건 1초나 1분 단위로 더 많은 프레임을 찍을 수 있다는 거죠. 축구 경기에서 1초에 30번 프레임을 찍으면 그냥 축구 경기지만 1초에 3천 번이면 슬로모션이 되죠. 그런 식으로 어렸을 땐 세상을 슬로모션으로 보는 겁니다. 어렸을 때는 세상을 빨리 샘플링하니까 슬로모션인데, 나이 들면 듬성듬성 샘플링하니까 그냥 1월이네, 6월이네, 어~ 12월이네 이렇게 한 해가 그냥 쑥 지나가 버려요.
2015년 3월 17일 - 이화여대 대강당 - 카이스트 김대식 교수
빛을 보기 위해 눈이 있고 소리를 듣기 위해 귀가 있듯이
너희들은 시간을 느끼기 위해 가슴을 가지고 있단다.
가슴으로 느끼지 않은 시간은 모두 없어져 버리지.
하지만 슬프게도 이 세상에는 쿵쿵 뛰고 있는데도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눈멀고, 귀먹은 가슴들이 수두룩하단다.
미하일 엔데의 소설 <모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