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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흐르는강물처럼 Apr 29. 2023

닮은 꼴 때문에 괴롭고 행복한 인생


두 사람의 비슷하게 닮은 얼굴은
한 사람 한사람 따로 있을 때는 그렇지 않지만,
둘이 함께 있을 때는 그 닮았다는 것이 웃음을 자아낸다.
                                              - 파스칼



웅양25 - Daum 카페


한때 '닮은 점 유모어'가 인기를 끌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두 대상간에 부정적 요소를 찾아내 연결시키되, 한 대상은 우리가 그 존재의 습성을 익히 잘 알고 있으며 또 다른 한 대상은 평소 내가 호의를 갖지 못하는 경우에 이 두 대상의 닮은 꼴을 함께 내세우면 웃픈 감정을 자아내게 됩니다.


반려견이 참 많은 세상입니다. 동물 중에서 지능이 비교적 높아서 길들이기가 쉬운 편이고 천성적으로 사람을 잘 따라서 많은 가정에서는 가족의 일원으로까지 인정 받아 호사를 누리고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동물이어서 손이 많이 가는 애물단지(?)입니다. 


평소에 남편을 귀찮은 존재로 여기고 있는 아내에게 반려견과 남편의 공통점을 찾아내주면 아주 통쾌한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줄 수도 있습니다. 


강아지와 남편의 공통점

1. 끼니를 챙겨줘야한다.
2. 가끔씩 데리구 놀아줘야 한다.
3. 복잡한 말은 알아듣지 못한다.
4. 초장에 버릇을 잘못들이면 내내 고생한다.  
남편과 대통령의 공통점

1. 내손으로 골랐는데 참 싫다.
2. 뒤통수를 친다.
3. 안에서는 싸우고 밖에서는 착한 척 한다.
4.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
5. 아직도 내가 사랑하는 줄 안다.
6. 내말은 죽어라 안듣고 자기 맘대로 하다 패가망신한다.
7. 헤어지려면 절차가 복잡 하다.       




인간은 닮았다는 것에 대해서는 그냥 넘어가지 못하는 유전자를 타고난 듯합니다. 당연한 일이기도 합니다. 자신에게 좋은 추억이든 나쁜 기억이든 머리 속에 기억으로, 가슴에 한으로 각인되어 있던 것이 닮은 꼴을 만나는 순간 그게 뇌관이 되어 봉인된 밀실의 문을 터트리고 마나 봅니다. 강아지가 뇌관이 되어 부정적 이미지를 가진 남편을 폭파(?)시켜 주니 완전 냉사이다 한 사발 들이킨 듯합니다. 남편이 뇌관이 되어 마음에 들지 않는 정치인을 닦아세워주니 정말 통쾌합니다. 


돌아가신 어머니 손맛과 비슷한 맛을 내는 식당을 찾으면 그 식당의 주인아주머니는 내 어머니의 추억으로 통하는 길이 됩니다. 드라마 <일타스캔들>에서 일타강사 최치열(정경호 분)은 국가대표 반찬가게 여사장 남행선(전도연 분)의 반찬에서 취준생 시절 자신을 자식처럼 대하며 따뜻한 밥으로 응원해주던 식당아주머니의 손맛을 봅니다. 그 손맛의 비결이 모전여전의 역사를 가진 것임을 알게 되자 그들의 달콤쌉싸름한 스캔들이 아우토반을 달리는 벤츠가 되지 않았던가요. 




누군가를 미워하고 있다면
그 사람의 모습 속에 보이는 자신의 일부분을 미워하는 것이다.
나의 일부가 아닌 것은 거슬리지 않는다.
                                                              -  헤르만 헷세



아버지를 닮은 남편감을 찾는 여자

어머니를 닮은 아내감을 찾는 남자

첫사랑의 추억을 소환하는 이성을 만났을 때의 설레임

남편의 못난 점을 아들에게서 발견한 엄마의 악다구니. 


그 무언가를 닮아서 거기에 빠지고 때로는 그 무언가를 닮아서 증오하는 것, 그것이 우리의 삶의 본령이 아닌가 합니다. 우리는 그 무언가가 무엇인지를 찾아서 헤메이는 방랑자일지도 모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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