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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흐르는강물처럼 Jul 06. 2023

독립 ! 아~~ 독립 !

선배나 친구의 조언과 충고는 물론이고 심지어는 부모의 말씀도 간섭으로 여겨져 듣기 거북해하는 게 여느 사람들의 인지상정입니다. 하물며 남의 나라로부터 내정간섭을 당하고 심지어 식민지로까지 전락해 수탈을 당한다면 얼마나 괴로운 일이겠습니까. 백범 김구선생님은 <나의 소원>이라는 글에서 "네 소원이 무엇이냐고 하느님께서 물으신다면 내 소원은 오직 대한 독립이요라고 대답할 것이다"라고 하셨습니다. 세번의 같은 질문에도 오직 대답은 하나, 대한 독립이라고 할 것임을 분명히 하셨습니다. 나라의 주권을 빼앗기고 남의 나라 지배를 받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입니까. 우리나라는 지정학적인 여건때문에 역사적으로 주변 나라들의 침입과 지배를 끊임없이 당해왔습니다. 그래서 우리 한민족에게 '독립'이라는 단어는 눈물이요, 땀이요, 피입니다. 우리에게 독립은 자유와 동의어입니다. 그러니, 아마도 우리민족의 DNA속에는 "독립'이 당차게 들어있지 않을까요.


그런 우리이면서도 정작 부모로서의 우리는 자식으로부터 진정한 독립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못한다기 보다는 독립 거부를 아주 능동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우리는 주변 강대국들의 영향력에서 독립하려고 군사 경제 외교 문화적으로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만 정작 부모 자식간에는 독립에 대한 생각은 전혀없는 것 같습니다. 부모로서의 나도 '이런 부모의 무리'에서 완전한 독립을 해내지 못한 사람입니다. 부모의 자식 사랑이 넘친다고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부모와 자식간에 독립이 없으면 가정의 문제가 사회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가정과 가정이 모인 집합체가 사회이자 국가이니까요.  


사실 우리나라 사교육시장의 몸집을 키운 것은 사교육 기업들의 노력도 있었겠지만 과열(過熱)한 자녀사랑으로 자녀교육에 기꺼이 서슴없이 모든 것을 바치려는 든든한 후원자인 학부모들이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초등학생 대상 '서울대 입시반'이라는 말을 들은 적 있습니다. 영어는 수능시험에서 절대평가로 등급이 나뉘어지니 영어를 초등학생때 거의 고등학교 입시생 수준으로 끌어올려 놓고 고등학생이 되면 다른 과목에 전력투구하는 작전이라고 합니다. 베스트셀러 '제3의 물결'의 저자 앨빈 토플러는 과거 한국을 방문했을 때 “한국의 학생들은 학교와 학원에서 하루 15시간 동안 미래에 필요하지 않은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이게 모두 자녀의 지배에서 독립하기를 거부한 우리나라 학부모들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자녀를 위해 40대 50대의 중장년시절을 보내고 60대가 되면 또 자녀 결혼 준비를 위해 평생 일군 것들을 바쳐야하고 주말을 헌납하며 분주히 쫓아다닌 인맥관리도 자녀 결혼을 위한 준비일 수 밖에 없습니다. 사람은 어느 시대를  누구나 과도기를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내 자식이 살아갈 세상은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이기를 바라는 마음때문에 자신이 지금 격변기를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부모에게 효도를 한 마지막 세대이면서 동시에 자녀에게서 효도를 받지 못하는 첫세대라는 60대들의 푸념도 과도기를 살고 있다는 자신심경을 토로한 것이 아닐까요. 어쩌면 몸 바치고 재산 투자해 키운 자녀들이 사회에 진출해 '빙글빙글 도는 의자 회전의자'에 앉아서 부모 봉양 잘해주기를 은연중 바라고 있어서는 아니겠습니까. 노래 가사대로 '사람없어 비워둔 의자는 없더라' 인데도 굳이 그 자리가 내 자녀의 자리이기를 바라는 마음이 자녀로부터 독립을 위해 싸우는 독립군을 소탕하는 토벌군인 것입니다.


결국 청소년들의 부모의존적 습성은 부모들이 자녀로부터의 독립거부에서 비롯된 것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진정한 선진국이 되려면 경제적 수준에 맞는 정신문화 수준이 있어야 합니다. 부모로부터의 자녀독립, 자녀로부터의 부모독립이 우리가 가꾸어야할 선진국 정신문화의 한 장르라고 생각이 됩니다.


소위 '킬러문항'이 교육계와 학부모 학생들 사이에 미의 관심사가 되었습니다. 부모들의 자녀로부터의 독립 거부가 킬러문항을 생기게 한 것이 아닐까 괜한 심술을 부려봅니다. 독립을 꿈꾸는 독립군 부모들을 대신해서 제가 심술을 부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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