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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편선 Aug 30. 2023

솔캠. 무섭지 않아요?

솔캠. 무섭지 않아요!

혼밥, 혼술, 혼영, 혼여.

요즘은 참 많은 것들을 혼자서 하는 세상이다.

점점 그렇게 혼자가 되어가는 것이 흐름이었는데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행으로 이 흐름이 급물살을 탔다.


난 홀로 뭔가를 하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너무 많은 사람과의 만남도 지양한다. 

서너 명이 함께 뭔가를 하는 것을 좋아한다.

서로를 다 눈에 담고 눈을 맞출 수 있고 티키타카가 가능한 그런 만남을 편안해한다.


그런데

차박은 '나홀로' 하고 싶었다.

'나홀로차박', 일명 솔캠.


쉼없는 파도소리, 혼자 바다 멍~ 하다.

감사하게도 나의 나 홀로 차박은 지인들의 열렬히 응원을 받았다. 

지인들의 응원을 받는다는 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그들의 응원은 내가 나를 더 사랑할 수 있게 해 주었다.


그런데 그들이 묻는다.

혼자 가면 무섭지 않아?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묻는다.

여자 혼자 차박하면 무섭지 않아요? 그냥 잠은 펜션에서 자.


나홀로차박.

나도 무서웠다.

딱 한 번만.


금요일 퇴근박을 갔었다.

유튜브를 보고 블로그를 찾아보고 해서 정한 차박지.

저녁에 도착해서 자리 잡고 보니 어느새 어둠이 내린다.

차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간혹 오가는 오토바이족들.

그들은 나에게 아무 관심이 없으나 나홀로 무서웠다.

나 홀로 차박이 아니라 나 홀로 후들후들의 시간이었다.


그렇게 두 시간 정도 화장실도 못 가고 있었는데 마침 한 커플이 차박을 왔다.

그때서야 난 아무렇지도 않았다는 듯이 차에서 내려 화장실을 다녀왔다.

엄청 여유 있는 발걸음으로 주변을 돌아보기까지 하면서.


두려움. 무서움.

이건 어쩜 내 마음이 만들어 낸 것일 게다.

오토바이족들은 나쁜 사람들이고 옆자리 차박 커플은 좋은 사람들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리고 화장실을 다녀온 이후 편안해진 내 마음은 무엇이라 할 수 있을까?


그래. 내가 만들어낸 무서움이라면 내가 없앨 수도 있는 무서움이다.


아침. 따뜻한 커피 한 잔 하고 걸었다.

아침.

어느새 날이 환하게 밝아 있었다.

지난밤의 두려움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꿀잠 자고 맞이한 아침은 눈부시게 밝았다.

두려움은 하룻밤의 꿈이 되고 난 두려움 없는 아침을 맞이했다.

'나 홀로 차박' 의 새 아침을.


나의 두려움 극복을 지켜본듯 응원의 미소를 날려주는 벚꽃

돌아오는 길.

벚꽃이 환하게 웃어주었다.



솔뫼. 너의 '나홀로차박'을 응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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