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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편선 Aug 31. 2023

가끔은 떼캠도 좋아

새로 만난 나의 자매들이 있는 곳 차박 커뮤니티

'나홀로 힐링'을 위해 시작한 차박이지만 가끔씩은 함께 하는 것도 좋은 것이 차박이다. 혼자 차박을 한다고 해서 외롭지는 않다. 그렇지만 함께 하면  다른 좋은 것을 느낄 수 있다.




나에게는 차박에 진심인 사람들이 모여있는 커뮤니티가 있다.


22년 가을 어느날. 공주의 한 노지캠팡장에서 우리 모였다.


내가 차박 커뮤니티에 관심을 가진 것은 사실 차박지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였다. 블로그나 유튜브에 좋은 글이 많지만 정작 중요한 차박지에 대한 정보가 비공개인 경우가 많아 답답했다. 그래서 찾다가 찾다가 만난 소중한 커뮤니티이다.



이 커뮤니티는 여성들만을 회원으로 받는다. 남녀 성구분을 하겠다는 생각은 아니지만 여자들만의 편안함이 있다. 서로의 화장 안 한 민낯도 민망하지 않고, 언니, 동생 하면서 금방(우리 커뮤니티 안의 말로 3초 이내) 친해지기도 한다.

대부분 삶과 살림의 노하우가 있는 4~50대이다 보니 풍성한 상차림은 항상 따라오는 덤이다. 술 좋아하는 사람, 빵 좋아하는 사람, 커피에 진심인 사람, 술 한 모금도 못하는 사람, 운동 좋아하는 사람...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있지만 지나치게 권하지 않는 문화는 더 할 수 없는 편안함을 준다.




가을에서 겨울로 가는 그 계절 어디쯤에서 우리의 만남



이렇게 모여서 먹고, 마시고, 수다 떨면서 몇 시간을 함께 해도 즐겁다. 대규모로 혹은 소소하게 서너 명. 꽤 자주 모였지만 한 번도 불편한 적이 없었다.

왜?

그래, 왜?

왜 이렇게 편하고 좋을까?

아마 우리 사이에는

적당한 배려, 적당한 친함, 적당한 관심, 적당한 챙김이 있기 때문인 듯싶다.

과하지 않은 적당함이 우리 커뮤니티의 접착제 역할을 해 주는 것 같다.



오늘...이곳이 갬성 가득한 우리의 안식처


그런데 이 정도의 커뮤니티라면

그래도 찾아보면 있지 않을까?

선남선녀들이 있는 더 멋진 커뮤니티들이 많지 않을까?

그래. 있을 것이다. 아니, 많을 것이다.

하지만 나의 커뮤니티는 다르다. 다른 뭔가가 있다.

그것은 여기의 회원들이 서로에게 진정한 자매가 되어준다는 것이다. 삶이 힘듦을 나눌 수 있고, 아이 문제로 힘든 동생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고, 갱년기로 고생하는 언니에게 부채질해 줄 수 있고, 남편 때문에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내가 같이 살아줄게. 힘들면 때려치워."라고 말하면서 손 잡아 줄 수 있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특별한 곳이다.





차박 여행 중이라고 글을 올렸더니 기꺼이 시간 내서 달려와 밥 사 주고 가는 동생이 있다.

차박 여행 중인데 씻지를 못했다고 툴툴거리는 글을 올렸더니 자신의 세컨드 하우스 비번을 알려주며 씻고 쉬었다 가라는 언니가 있다.

박 여행 중인데 어디를 지나고 있다고 하니 커피 한 잔 하자며 기꺼이 시간 내주는 친구가 있다.

차박을 함께 할 때마다 소소하지만 결코 소소하지 않은 소품을 준비해와 큰 기쁨을 주는 동생이 있다.

차박 여행 중인데 파워뱅크 충전을 못했다 하니 기꺼이 불러 충전하게 해 주고 맛있는 밥과 편안함 잠자리로 내 여행길을 충전해 주는 언니가 있다.

차박 여행 중은 아니지만 눈이 온다고, 비가 온다고, 바람 분다고, 운전 조심하라고  연락해주는 친구가 있다.

차박을 함께 할 때마다 "언니는 바쁘잖아." 하면서 자신이 온갖 먹거리를 챙겨 오는 동생이 있다.

차박을 갔더니 치매 걸리신 울 엄마 쓰시라고 어르신 유모차를 구해온 언니가 있다.

차박 여행 중인데 언니가 보고 싶다며 전화해주는 동생이 있다.

내 커뮤니티는 이렇게 한 명 한 명 언니가 되고, 동생이 되고, 쌍둥이 자매가 된다.





나는 혼자만의 힐링의 시간이 필요해서 나홀로 차박을 시작했다.

혼자만의 차박 여행은 영혼의 쉼이라고 할 만큼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이다. 아니 나마저도 잊어버리는 시간이다.


그러나 가끔은 때캠도 좋다.

나의 새로운 자매들과 함께 하는 떼캠은 나의 일상을 더욱 풍요롭게 해 준다.


그래서 나는 종종 떼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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