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를 앓고 계신 엄마를 보며
by 솔뫼
노란 봉고차에서 내리며
해사하게 웃는
뒤돌아 친구들에게
손 흔드는
종알종알
오늘을 이야기하는
공시랑공시랑
집안일을 참견하는
묻지 않아도
하고픈 말이 많은
곤란한 물음에는
그저 해맑게 웃어버리는
나가겠다고
바깥에 나가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그러다가도
싸악 씻겨주면
세상 편한 잠을 자는
이제는
그래도 괜찮은
울.
엄..
마...
일년에
열 번의 제사와 두 번의 명절 그리고 시제를 지내는 집의 맏며느리로
60년 이상을 살아오신 엄마는
이제 편안해지고 싶으신가봅니다.
치매를 앓고 계신 우리 엄마.
이제는 그냥 울 엄마 하고 싶은 대로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