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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편선 Nov 04. 2023

오늘도 나는 차박중입니다.

차박 마니아의 불금-도심에서 차박 즐기기


토요일에 일하는 내게 금요일은 그리 설레는 날은 아니다.

보통은 오후에 일이 시작되지만

토요일은 오전부터 수업이 있기에

오히려 일하느라 불타는 금요일인 경우가 더 많다.

토요일 오후에 세워둔 차박 여행 계획이 약간의 위안이 되곤 했지만...




이런저런 일들이 잔뜩 밀려있어 너무 늦게 일이 끝난 어느 금요일 밤

아니 토요일 새벽

한 시간이 넘는 집까지 다녀오기에는 뭔가 여유가 없다는 생각에 차에서 자기로 했다.

그렇다고 건물 주차장에서 자기에는 서글픈 맘이 들어서 주변 공원으로 갔다.

호수가 보이는 곳에 차를 세우고 바로 잠자리에 들었다.

겨우 세 시간 정도 잠을 자고 출근했다.




그런데, 그날 하루 내내 너무 기분이 좋았다.

내가 한 것이라곤 차에서 세 시간 정도 자고 일어나

잠시 트렁크 문을 열었다 닫고는 커피 한 잔을 마신 게 다였다.




이렇게 나의 금요일 퇴근박(퇴근 후 차박)이 시작되었다.




나의 금요일은 퇴근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

나의 금요일은 하루쯤 샤워를 하지 않아도 괜찮다.

나의 금요일은 한 시간 걸리는 퇴근길에 나서지 않아도 좋다.




무엇보다 나의 금요일은 도심 속에서

우리 주변에도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이 있었음을 즐기는 날이다.





오늘도 나는 카순이랑 퇴근박을 즐기고 있다.

11월이어도 낮에는 한여름처럼 더웠는데,

밤에는 꽤 많이 쌀쌀하다.

바닥은 따뜻한데도 차 안 공기는 싸~해서 자꾸만 이불을 당겨 덮는다.

그런데, 이 적당한 따뜻함과 적당한 싸늘함이 참 기분 좋다.

새벽에 차 트렁크를 열었을 때의 기분은 얼마나 좋을까?

상상만해도 설렌다.




이 계절

차박하기 좋은 계절이기에 나랑 카순이가 바빠야 하는 계절인데,

올 가을은 무에 그리 바쁜지 차박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퇴근박으로 위안을 삼는다.




그래. 멀리 떠나지 못하면 어떤가?

이렇게 도심에서 차박을 즐겨도 되고,

친정에 갈 때는

친정 마당에서

모닥불 피우고 무알콜 맥주 한잔 마시며

캠핑 분위기를 즐기면 되는거지.

고구마랑 감자도 두어 개 굽고.




오늘도

카순이와 나는

차박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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