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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편선 Nov 11. 2023

오늘도 엄마 육아를 합니다.

모처럼 친정 엄마를 만나러 와서~~~

11월은 무에 그리 바쁜지

오늘 모처럼 엄마를 만나러 왔다.



엄마를 모시고 모임에 가시겠다는 아버지를 혼자 보내고

엄마의 저녁 식사를 준비했다.

작은 상에 

밥, 국, 접시 하나에 옹기종기 밥찬 담고,

김 한 팩 뜯고

따뜻한 물 한컵을 올렸다.



보통은 부엌 식탁에서 밥을 먹는데,

오늘은 아버지도 안 계셔서 안방으로 들고 들어갔다.



물 한 모금 드시게 하고

밥 한술에 반찬 올려서 한 숟가락,

또 한 숟가락,

이번에는 김 싸서 한 입.



오늘은 우리 엄마가 참 맛있게 예쁘게 밥을 드신다.

입맛에 맞으셨던 걸까? 아님 조금 늦은 저녁에 배가 고프셨던걸까?

연신 내게 고맙다 하시며 맛나게 드신다.



엄마 밥을 먹여 드리며,

정말 한 톨도 거짓없이 행복했다.

엄마의 해맑은 웃음이 나조차 웃게 했다.



게다가 오늘은 안 먹는다는 도리질도 않고 끝까지 다 받아드셨다.

손에 쥐어준 휴지에 

입 주변이랑 손도 잘 닦으시면서.



사실 요즘 막막할 때가 참 많다.

엄마의 상태는 점점 안 좋아지시고,

주보호자인 아버지도 연로하시고,

매일이다시피 오가는 큰언니의 부담도 너무 크고,

다른 형제들은 마음만 있을 뿐 자주 오지 못하고,

나도 이렇게 한달에 두어번 와 보는게 전부이다보니

앞으로 어떻게 해나가야할지 걱정이 참 많다.



그런데, 막상

엄마를 보니,

맛있게 그리고 참 예쁘게도 밥을 드시는 엄마를 보니 

걱정을 다 잊게 된다.



내일 아침이면 

엄마의 실수에 나 또 막막해질지도 짜증이 올라올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엄마의 육아일기를 좀 더 오래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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