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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편선 Nov 25. 2023

겨울 빨래처럼

어린 시절을 추억하며~



겨울 빨래처럼


                            by 김편선


유달리 하늘이 쨍한 날

유달리 바람이 쌩한 날

유달리 손끝이 시린 날



겨울 빨래들은

꽁꽁 언 몸을 녹여 가며 말려가며

이사를 다닌다.


마루 끝에 뒹굴다가

고무 다라에 몸을 씻고

마당에서 하루쯤 조급한 마음을 덜어내고

다시 마루로 올라와 언 몸 녹이며 쉬었다가 할머니 계신 사랑방 아랫목 시렁 끝에 앉아 다리쉼을 한다.



삶이란 겨울 빨래처럼

녹여 가며 말려가며 다리쉼하며

그렇게 천천히 가도 괜찮은 것




#향기로운일상의초대 #향기작가 #청어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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