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보다 정확성: 무리한 확장보다 탄탄한 기반
혹시나, 눈치 채신 분이 있으실지 모르겠습니다. 골프를 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18홀은 파3, 파4, 파5홀들로 구성됩니다. 제가 연재하는 1번홀 글을 읽어 보신 분들은 은근히 글이 길다라고 느끼셨을 겁니다. 2번홀 글은 좀 더 길겁니다. 제가 나름 계산을 해서 글을 올린 겁니다. 1번홀 글은 파4입니다. 2번홀 글은 파5라고 생각하고 글을 썼답니다. 하하하...그렇다면, 이번 3번 홀은 바로 파3, 글이 길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지요.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제가 좀 기발하다는 자평을 해 봅니다.
통상적으로, 3번홀까지는 쳐야 몸이 풀린다고들 합니다. 프로 선수들이야 시합 전, 1시간 정도 몸을 푼다고 합니다. 어떤 선수는 2시간도 몸을 푼다고 하네요. 저절로 힘이 빠지겠어요. 골프가 힘빼는데 3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그 힘 뺀다는 걸 이해하는데 3년이 결린다는 말이죠. 역시 어렵습니다. 가끔 시간날 때, 골프장을 찾게 되는 사람들은 골프장까지 가기 바쁩니다. 준비운동은 1번홀 시작 전에 몸풀기 체조가 다인거죠. 그래서, 3번홀까지는 가야 공치고, 걷고 하면서 몸에 열이나고 화도나고 몸이 풀린답니다.
어찌되었건, 3번홀에 왔습니다. 다시 새로운 기분으로 시작해 볼까요?
고속 성장의 시대는 규모의 확장을 추구하였습니다. 일단 키우고 보는거죠. 이러한 덩치 싸움에서 근본적으로 벗어나, 탄탄한 기반을 통한 내실 경영으로 기업을 경영하는 리더들이 있습니다.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이 단순한 분기별 매출이나 단기적 주가 상승에 기업의 사활을 걸지 않습니다. '얼마나 빨리 달리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지속적으로 달릴 수 있는가'에 집중하며, 기업이 단기적인 이익 실현을 위해 재무적, 조직적, 윤리적 안정성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히 기후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정말 빠른 기술 발달 등 예측 불가능한 변수가 하루에도 여러 번 일어날 수 있는 현대 경영 환경에서, 기업의 성장 속도보다 지속 가능한 운영 구조를 구축하는 것에 사활을 건 리더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것을 추구하는 리더는 단기적 성장에 대한 시장의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 궁극적으로 외부 충격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견고한 기업 의 체력을 구축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합니다. 이러한 것을 실현하고 있는 리더가 있습니다.
파타고니아(Patagonia)의 이본 취나드(Yvon Chouinard): '어디서도 본 적 없는 희한한 회사'의 탄생
이본 취나드는 초창기 등산 장비를 만드는 사업가였습니다. 아울러, 그는 환경 운동가이자 철학자이기도 했습니다. 그의 이러한 경영 철학은 파타고니아를 '세상에서 가장 희한한 회사'이자 가장 존경받는 기업 중 하나로 만들었습니다. 파타고니아의 시작은 1957년 취나드가 직접 만든 등반용 암벽 등반 못(피톤)에서 비롯됩니다. 기존의 피톤이 암벽을 훼손하는 것을 보며, 그는 암벽을 보호하는 새로운 디자인을 고안했고, 이는 환경 보호에 대한 그의 오랜 관심의 시작이었습니다.
여기 그 유명한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이 옷을 사지 마세요" 라는 광고를 시작한 것입니다. 자기 회사의 상품을 사지말라고 광고를 하다니, 역발상인지, 맛이 간건지.
2011년 블랙 프라이데이, 파타고니아는 뉴욕 타임즈에 "Don't Buy This Jacket(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이라는 전면 광고를 게재했습니다. 저도 본 적이 있습니다. 뭔 광고가 이런가 해서 자세히 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는 전형적인 상업 광고와는 정반대의 메시지로, 상당히 충격적이었습니다. 광고는 재킷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물과 에너지가 소비되며 쓰레기가 발생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불필요한 소비를 하지 말고, 만약 사야 한다면 오래 쓰고 수선해서 쓰라고까지 했습니다.
이 광고는 당시 일각에서는 미친 광고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파타고니아의 매출은 오히려 증가했습니다. 고객들은 파타고니아가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서, 진정으로 환경을 생각하고 지속 가능한 소비를 유도한다는 메시지에 깊이 감동 받았습니다. 파타고니아의 경영철학인 '환경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삼는 경영'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그는 기업의 성장이 환경 파괴와 양립할 수 없다고 보았으며, 소비자들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인지하고 책임감 있는 소비를 하도록 유도했습니다. 이러한 진정성은 파타고니아의 브랜드 충성도를 비약적으로 높였고, 무리한 확장 대신 기업의 본질적 가치를 높여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룬 대표적인 사례가 되었습니다. 심지어 2022년에는 회사의 소유권을 환경 단체에 넘겨 기업 이윤이 전액 환경 보호에 쓰이도록 결정하며 자신의 철학을 실천했습니다.
이본 취나드, 정말 산을 좋아하는, 산 사나이처럼 생겼습니다. '나는 자연인이다' 나오면 딱 좋을 것 같죠?
취나드는 회사의 확장에 관심이 없습니다. 지구를 지키려는 마음을 가진 더 많은 사람을 만들어 내고 싶은 것이죠(그러다보니 오히려 회사가 더 커졌어요).
새로운 세대인 MZ세대의 가치관과의 연결은 파타고니아의 탄탄한 정체성과도 연결됩니다. 단순한 브랜드가 아닌, 어떤 '운동'이자 '문화'로 인식되면서, 소비자들은 파타고니아의 팬이자 지구를 위한 활동가라는 자부심을 주는 것이지요.
어떠한 방식으로든 우리 모두 지구를 지키는 일에는 최선을 다해야 하겠습니다.
오늘도 여러 분들의 굿샷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