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 홀

어프로치 샷: 목표에 가까워질 때의 정밀함

by Free Free

이제 4번째 홀로 왔습니다. 3번홀까지 오면서 몸이 많이 풀렸네요. 간혹 계속 몸이 안 풀린다고 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승부의 세계는 냉정합니다. 동반자 몸이 풀리지 않았다고 주물러가면서 할 수는 없습니다.

골프를 하다 보면, 디테일한 플레이를 해야 할 경우가 많습니다. 홀에서 가까운 비교적 가까운 지점에서 얼마나 홀에 가까이 붙여서 스코어를 줄일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느냐가 골프를 할수록 어렵고, 이것이 프로와 아마추어의 가장 큰 차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러한 상황이 장타를 쳐야 하는 순간보다 더 많습니다.

이제 디테일의 장인으로 불릴 수 있는 리더들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드디어 등장하셨습니다. 스티브 잡스(Steve Jobs: Apple 공동 창립자)

잡스가 CEO로 있었던 애플은 빡세기로 유명했다고 하지요. 이분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얼마나 일을 많이 하려고 이름이 Jobs입니다.

스티브 잡스는 치밀한 디테일과 완벽주의로 유명한 리더였습니다. 자타공인 디테일의 끝판왕입니다. 그의 리더십은 제품의 외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제품의 내부 디자인까지 생각을 하고(제품 내부 부품의 배치까지도 디자인적으로 만족스러워야 했다고 합니다), 사용자의 경험, 심지어 포장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에서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부분이 없습니다. 그는 목표 달성에 있어 타협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이었으며, 애플이 혁신적인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유명한 일화를 소개해 봅니다. 아이폰 개발과 'Pixel Perfect' 집착 이야기입니다.

2007년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잡스는 개발팀에 "Pixel Perfect"를 요구했습니다. ‘Pixel Perfect’라는 것은 시각적으로 즉, 눈으로 직접 보게 되는 디스플레이 디자인의 완벽성을 중요시하였다는 것입니다. 디스플레이 상의 모든 요소(폰트, 아이콘, 이미지 등)가 흐릿함, 안됩니다. 왜곡, 안됩니다. 깨짐, 안됩니다. 가장 선명하고 깔끔하게 보여야 합니다. 이는 안티앨리어싱(Anti-aliasing: 간단히 말해서 사선이나 곡선이 픽셀 단위로 나타날 때, 이미지가 깨지면서 계단 모양 같은 것이 나타날 수 있는데, 게임 같은 것 할 때 모서리 부분에서 보신 적이 있는 분들 있으실 겁니다. 이를 줄여주는 기술입니다)과 같은 기술을 활용하여 픽셀의 경계를 부드럽게 처리하고, 시각적 오류를 제거하여 높은 해상도의 이미지를 생성하게 하는 것이지요.

두 번째, 모든 그래픽 요소와 텍스트가 정확한 위치에 정렬되어야 하며, 불필요한 공백이나 비대칭성 같은 것이 없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세 번째, 제품의 모든 부분에서 일관된 디자인과 통일성이 바로 아름다움이며, 이를 유지하여 사용자에게 아름다운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네 번째, 사용자가 별도의 매뉴얼 없이도 제품을 쉽게 이해하고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야 합니다. 잡스는 말했습니다. 사용자가 매뉴얼을 봐야 한다면, 디자인은 실패한 것이라고 말이죠.

다섯 번째, 사용자가 보지 못하는 제품 내부의 설계까지도 아름답고 완벽하게 만들어져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내부의 나사 하나까지도 디자인적으로 만족해야 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숨겨진 아름다움에 대한 집착은 제품의 전체적인 품질에 대한 만족도를 높여 주었습니다.

여섯 번째, 제품이 기능뿐만 아니라, 사용자에게 감성적인 만족감과 즐거움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디자인은 사용자와 제품 사이에 더 깊은 공감대를 형성해 줄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일곱 번째, 잡스의 디자인 철학은 단순함입니다.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하고 제품의 본질적인 기능에 집중함으로써 깊이 있는 단순함을 추구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스티브 잡스의 'Pixel Perfect'는 단순한 시각적 정확성을 넘어 제품의 모든 측면에서 완벽함을 추구하고, 이를 통해 사용자에게 직관적이고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려는 약간은 광적인 디자인 철학을 표현하는 말입니다. 이는 그가 혁신적인 제품들을 만들어내고 애플을 성공시킨 핵심적인 요인 중 하나였습니다. 화면에 보이는 모든 픽셀 하나하나가 완벽하게 정렬되고 아름답게 보여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손가락으로 터치하는 미묘한 느낌과 단순하면서 완벽한 곡선, 아이콘의 그림자, 심지어 글꼴의 두께까지 세심하게 검토했습니다.

당시 개발팀은 잡스의 이러한 요구에 팀의 대부분 인원들이 정신적, 신체적으로 방전되었다고 합니다(방전이 안 되는 게 이상하죠, 이쯤 되면). 직원들은 집에 가지 못한 날이 더 많다고 하지요. 특히, 아이폰의 가상 키보드 개발 과정에서 잡스는 각 키의 간격과 크기, 그리고 타이핑 시의 반응 속도에 극도로 집착했습니다. 그는 키보드를 직접 사용해 보면서 조금이라도 불편하거나 어색한 부분이 있으면 즉시 수정을 지시했습니다. 물론 잡스도 집에 안 갔습니다. 정말 무서운 직장 상사입니다. 그것도 미국에서, 직원을 집에 안 보내다니. 키보드 상단의 'Caps Lock' 아이콘이 자신의 마음에 드는 사이즈가 아니라고 마음에 들 때까지 수정 작업을 진행했다지요.

또 하나 이야기 해 드릴게요. 아이폰의 초기 모델을 테스트하던 중에, 잡스는 스크롤 바의 움직임이 부드럽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엔지니어들은 그렇게 느끼지 않았지만, 잡스는 미세한 지연이나 끊김에도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손가락의 감각이 인류 상위 0.001% 였을 겁니다(제 생각). 결국 개발팀은 스크롤 바의 가속도와 감속도를 조정하는 알고리즘을 갈아엎고 다시 만들었습니다. 그래서인가요? 아이폰의 터치감을 정말... 넘사벽입니다. 그립감 또한, 인정합니다.

이러한 잡스의 치밀한 디테일 집착은 구성원들을 힘들게 했지만, 결국 아이폰이 사용자들에게 경이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혁신적인 제품으로 인식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사용자들은 아이폰의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와 아름다운 디자인에 열광했고(신제품 출시 때는 전 세계 모든 방송에서 뉴스를 하지요. 애플스토어 앞에 천막치고 며칠 잠을 자면서 신제품을 기다립니다), 이는 애플이 세계 최고가 되도록 만들었습니다. 잡스는 목표에 가까워질수록 더욱 섬세한 집중력을 발휘하여 마무리 단계에서 제품의 완성도를 극대화하는 리더십의 전형을 보여주었습니다(직원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인정할 건 인정하겠습니다).

다 뜯어보는 잡스




또 한 명의 레전드, 제프 베이조스(Jeff Bezos: 아마존 창립자)가 있습니다.

제프 베이조스는 고객 경험에 대하여 세심하게 살피고 이를 바탕으로 하는 데이터 기반의 치밀한 의사결정으로 아마존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켰습니다. 자신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수많은 실험을 진행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시스템과 프로세스의 아주 사소한 부분까지 끊임없이 개선 했습니다.

아마존 프라임은 고객에게 무료로 빠른 배송을 제공하는 아마존의 핵심 서비스입니다. 베이조스는 이 서비스의 성공이 '라스트 마일(Last Mile)' 즉, 물류창고에서 고객의 문 앞까지 상품이 전달되어 고객의 품에 상품이 도착하는 마지막 단계에 고객이 느끼는 만족에 달려 있다고 보았습니다.

베이조스는 고객이 주문한 상품이 얼마나 빨리 도착하는지, 포장 상태는 어떤지, 배송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찾았습니다. 그는 배송이 지연되는 경우, 그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수많은 데이터를 수집, 검토하고, 물류 시스템의 병목 현상이 왜 발생하는지 등의 문제 해결에 직접 관여했습니다.

예를 들어 본다면, 베이조스는 물류창고 내 상품 분류 및 이동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로봇 기술 도입을 적극 추진했습니다. 2012년 물류 로봇 전문업체인 키바 시스템(Kiva Systems)을 한화로 약 8,700억 원에 인수하여, 아마존 물류 자동화 혁신의 가져오게 되었습니다(이 돈을 저한테 준다면 로봇보다 빠르게 일할 자신이 있습니다). 키바 시스템은 물류창고 내에서 선반 전체를 들어 올려 작업자에게 직접 가져다주는 방식으로, 기존의 사람이 직접 선반을 찾아다니는 방식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빠른 처리가 가능하게 했습니다. 나중에 키바 시스템은 '아마존 로보틱스(Amazon Robotics)'로 사명을 변경하고, 아마존의 자체 로봇 기술 개발을 주도하는 조직이 되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반품, 환불 시스템이 있습니다. 고객이 반품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편함까지 세심하게 고려했습니다. 그는 반품 과정을 단순화하고, 고객이 쉽게 반품할 수 있도록 다양한 옵션을 제공함으로써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습니다.

이러한 베이조스의 치밀한 디테일 집중은 아마존 프라임이 단순한 배송 서비스를 넘어 고객에게 편리함과 만족감을 제공하는 핵심 경쟁력 역할을 했습니다. 그는 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제 조건인 고객 경험의 디테일 하나하나까지 완벽하게 관리하는 리더십을 보여주었습니다.




리더들의 디테일함, 리더들은 다 그런 거 아닌가 생각이 들 수 있겠지만, 이들의 공통점을 보면, 아무것도 없는 맨바닥에서 시작하여 지금의 위치를 이루었다는 점입니다. 차고에서, 작은 사무실에서 시작된 이 거대기업의 리더들은 작은 부분까지도 직접 해보고 수없이 시행착오를 거쳤기 때문에 디테일의 달인이 된 것이 아닐까요?

배울 건 배워야지요.

오늘도 여러분들의 굿샷을 기원합니다.

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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