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일기, 시작부터 힘들어하는 아이

Ⅳ. 일기 쓰기에 함께해 주세요.

by 치초요

일기 쓰기 시작을 힘들어하는 아이에게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이유는 다양하다.

대체로 무엇을 써야 할지 적절한 글감을 찾지 못하거나,

일기 쓰기 자체를 싫어하거나 혹은 그날의 기분상 일기가 쓰고 싶지 않을 때

아이들은 시작조차도 못하게 된다.

이 경우에 아이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사실!


어떻게 해야 할까?

본인이 스스로 해결하도록 그냥 놔두는 것도 좋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다면 대화를 시도해보는 것이 좋다.


대화를 시도할 때에는

‘WHY?’ 왜 그러는지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HOW?’ 방법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아이들은 ‘왜’라는 소리를 듣는 순간 질책당한다고 느낀다.

'왜'에 대하여 알맞은 이유나 근거를 대면서 말하면 좋겠지만

아이 입장에서 '왜'는 뭔가 잘못을 한 것 같은

그래서 핑계라도 대어야 할 상황처럼 받아들이는 것이 대부분이다.

아마도 우리 어른들이 혼을 낼 때, "왜 그랬어?"라는 말을 자주 쓰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왜"를 사용할 때에는

가급적 억양, 어조, 목소리 크기 등을 고려하여 정말 정말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그렇게 힘들어서 어떡하니? 마음이 아프네 “
아이의 입장이 되어서 '네가 얼마나 힘든지 엄마가 안다'는 것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
이 말만으로도 아이는 위로로 받게 되고, 자신의 기분을 조금이라도 환기시킬 수 있다.
”생각나는 게 없어서 어떡해? 답답하지? “
”엄마가 도와줄 일 있으면 말해. “
”어떻게 도와줄까? “
이렇게 접근하면 현재 아이가 자신이 받는 스트레스가 무엇 때문인지?
글감이 안 떠올라서인지 쓰기 싫어서인지...
아이 스스로 자기 진단을 할 수 있도록 질문을 던져주자.
자신이 왜 힘들어하는지? 지금 마음이 어떠한지? 내 입장이 어떠한 자?
그에 대하여 말하게 된다.
일단 아이가 말을 하게 되면 도움을 줄 방법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아이가 겪은 일 중에서 일기의 글감을 제공하고 싶다면
‘HOW?’와 함께 감정을 터치하는 대화를 시도해보자.


”지난주에 슈퍼 갔다 오다가 강아지 봤다고 했지?"
"엄마가 바빠서 잘 못 들었는데 강아지 이야기 다시 해 줄래? “
아이의 눈이 반짝이며 신나게 이야기를 할 수도 있고, 시큰둥하며 관심 없음을 보일 수도 있다.
”그 강아지 지금쯤 어떻게 되었을까? “
이런 질문을 받으면 아이는 대부분 그 강아지를 떠올리게 되고 어떻게 되었을지 상상을 하게 된다.

이렇게 대화가 이어진다면
그날 있었던 사건을 줄거리가 완성될 수 있도록 질문을 하고,
중간중간 그때 어떤 생각을 했는지 무엇을 느꼈는지 아이의 감정을 물어보면
한 편의 일기 스토리가 완성될 것이다.


그래도 힘들어한다면 말로 일기를 쓰는 것이다.

아이 한 문장, 엄마 한 문장 그렇게 문장을 이어가다 보면

어느 순간 아이의 기분이 좋아지고 일기 쓸 마음이 생길 것이다.

아이는 주로 있었던 일을 말할 것이다.

이때 엄마는 아이가 말한 겪은 일에 대한

아이의 마음을 상상하여 감정을 표현하는 문장을 말하는 것이 좋다.

감정이 없다면 상상하여 소망을 드러내는 것도 좋다.

그렇게 주거니 받거니 한 후 일기를 쓰게 하면 일기에 사실만 기록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나 생각, 감정을 쓸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고, 자연스럽게 생각과 느낀 점이 글 속에 담기게 된다.


아이: 지난 일요일에 슈퍼에 가다가 끙끙거리는 강아지 한 마리를 보았습니다.
엄마: 강아지 몸은 지저분하고 주인을 잃은 것 같아서 너무 불쌍했습니다.
아이: 강아지를 돌보아주려고 주인이 올 때까지 강아지 옆에 있었습니다.
엄마: 강아지 주인은 어떤 사람일까 상상해보았습니다.
아이: 한 시간이 지나도 강아지 주인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엄마: 아무래도 강아지를 버린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화가 났습니다.


일기 쓰기를 시작조차 못하거나 쓰기 싫어하는 아이를 보면 가슴이 답답할 것이다.

아이는 어떨까? 더 심하고 복잡한 감정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그런 아이를 윽박질러 불행하게 만드는 것보다는 심호흡 크게 한 번 하고

아이 입장이 되어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접근하도록 하자.

어쩌면 아이와 함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진정으로 내 아이를 사랑한다면

내 아이를 믿고 말을 걸어보는 것이다.

대화를 시도할 때에는 엄마의 감정을 내려놓고

온전히 아이의 감정을 헤아리며 다가가야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은 꼭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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