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로 갈래별 글쓰기를 지도할 수 있을까?
일기의 문종은?
넓은 의미로 보면 생활일기로 포괄할 수 있지만
표현방법이나 내용을 기준으로 분류해본다면
'시 일기', '편지 일기', '여행일기', '관찰기록', '설명 일기' 등 다양하게 나눌 수 있다.
일기 종류를 세분화하여 접근하면,
과제로만 생각하는 일기 쓰기를 통해
갈래별 글쓰기 지도를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종 경험으로 글 쓰는 재미도 줄 수 있다
그렇다면 무엇부터 시작할 것인가?
아마도 아이들은 일기를 동시로 써도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무척 기뻐할 것이다.
왜냐하면 '동시=짧게 써도 되는 글'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쓸게 없거나 쓰기 싫은 날에는
자신 있게 '시 일기'에 도전하게 될 것이다.
만약 아이가 시 일기라고 후다닥 써왔다면?
어떻게 지도할까?
잘 지도하는 방법보다 백발백중 실패하는 방법을 먼저 알아보자.
그건 바로 '이론'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동시는 연으로 이루어졌고, 각 연은 행으로 어쩌고 저쩌고~
동시 시어는 어쩌고 저쩌고 하는 순간,
아이는 '동시 같은 건 다시는 쓰지 않을 테다'하고 속으로 다짐할지도 모른다.
그럼 어떻게?
일단 아이에게 맡겨두어야 한다.
아이가 동시로 표현하고 싶다고 하면
제 나름대로 동시에 대한 생각이 있는 것이다.
많이 부족하더라도 일단은 인정해주고 그렇게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사기를 북돋워 준다.
아이는 여러 번 시 일기를 쓰면서
조금씩 시 형태를 흉내 내 보기도 하고, 시의 리듬을 흉내 내어 보기도 한다.
가끔은 다른 동시도 읽어 보면서 마음에 드는 시어도 따라 해보기도 한다.
학교 교육 과정에 학기별로 국어 책에 시 단원이 들어가 있고
학교 수업을 통해 동시에 대해 공부하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조금씩 발전을 하게 된다.
그러다 더 잘 쓰고 싶어 한다고 느껴지면 그때가 도움말 제공의 적기로 보면 된다.
전혀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어쨌든 충분히 아이가 시 일기를 써 본 후에 적절한 시기를 찾기 바란다.
일기로 동시를 지도할 때 어떻게 할까?
1. "동시=노랫말"
이라고 생각해도 어느 정도 아이들은 동시 흉내를 낼 수 있게 될 것이다.
오늘 한 일을 노래로 표현한다고 상황을 만들어서 먼저 좋아하는 멜로디에 오늘 한 일을 노래로 불러보게 한다. 그런 다음에 시 일기를 쓰게 해 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2. 기존의 동시를 흉내 내보자.
알고 있는 혹은 교과서에 있는 오늘 일기와 비슷한 내용을 가진 동시를 선택하여 시내용을 바꾸어 써보는 것이다. 행 몇 개를 바꾸어도 좋고, 하나의 연을 바꾸어도 좋다. 기존 시를 살리면서 내 이야기를 살짝 집어넣으면 너무 근사한 시 일기가 완성될 수 있다. 그러면서 동시 형태, 운율을 시어를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될 것이다.
3. 기존 동시를 분석해보며 이야기로 풀어보자.
짧게만 보이는 시 속에도 하나의 이야기가 담겨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면 큰 성공이다. 동시는 무조건 짧은 글이 아니라 하나의 이야기를 아주 짧게 응축하여 노래하듯 표현한 글이라는 사실을 알게만 되어도 "유레카"를 외치자.
4. 기승전결
각연마다 담아야 할 이야기를 말로 풀어보게 한다. 그런 다음에 엮어보게 하자.
먼저, 줄글로 쓰게 한다. 그런 다음 의미 전달만 될 수 있도록 최소한의 낱말만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가지치기를 하라고 주문해보자. 특히 술어 부분, 이어주는 말, 조사 등을 먼저 떼어낼 수 있음을 시범 보이자. 그 외는 이 말이 없어도 의미 전달이 되는지? 내용 전달이 되는지 서로 상의하면서 하나씩 줄이거나 다른 말로 대체하는 활동을 하다 보면 의외로 아이가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5. 운율, 노래하듯 리듬감이 드러나는지 살펴보자.
필요하다면 반복하는 말을 더 짚어 넣고, 보다 생생한 느낌이 들도록 하기 위해 흉내 내는 말이나 감각적 표현으로 바꾸어 쓰는 활동도 아이와 해 보면 좋다.
단, 수시로 의미 전달이 제대로 되는지는 아이와 함께 묻고 답하면서 점검해야 한다.
도움말을 줄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
1. 비난 금지이다. 무조건 비난은 금물이다.
2. 그럼 무엇부터?
일단은 글 속에 담긴 내용이나, 표현력 등에서 칭찬할 만한 것들을 찾아내어 폭풍 칭찬을 해준다.
그런 다음에 한 두 개 정도만 조심스럽게
"이 표현도 재미있는데 이렇게 표현하면 또 어떤 느낌이 드니?" 제안과 존중을 함께 해 주어야 한다.
3. 긴 호흡으로 조금씩 조금씩 지적(?) 해야 한다.
너무 수준이 아니다 싶어도 일단은 그냥 두는 것이 좋다.
"쓴다는 게 어디야?"라고 시도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시간을 벌어야 한다. 자주 반복하여 쓰다 보면 어느 순간 아이는 기초적인 동시 형태를 자신도 모르게 갖추어 가게 된다.
4. 아이가 원하지 않은 한 절대로 다시 쓰기를 주문하지 말아야 한다. 자신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썼는데 그것을 무시하고 다시 쓰라고 하면? 어른도 그건 싫을 것이다.
어떤 문종이든 충분히 기다려주고, 존중하면서
적기다 싶을 때 함께 퇴고 과정을 거치다 보면
의외로 아이는 함께하는 활동에서 재미를 느끼고
그 활동을 통해 갈래별 글의 특성을 파악하면서 글의 완성도를 높여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