Ⅴ. 일기로 익히는 갈래별 글쓰기
초등학생 저학년이 쓴 동시 일기를 감상해보자.
아이들은
경험한 일을 동시로 어떻게 풀어내는지?
동시로 일기를 쓰면 어떻게 표현하는지?
직접 일기를 살펴보면
일기 쓰기를 통해 동시 지도가 가능한지를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도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2018년 11월 6일 화요일
오늘의 날씨는 오, 기분 나빠
제목 00이
오늘 00 이가 내 머리에
토끼 토끼를 했다.
재미있어서 계속하는 서진이
화가 부글부글
냄비 뚜껑이 열릴락 말락.
나도 모르게 서진이를 똥침 했다.
으악!
비명 지르는 00이
“미안해, 00아.”
초등 2학년이 쓴 동시 일기이다.
기본적으로 동시의 형태를 잘 갖추었다.
조금만 손 보면 아주 훌륭한 한 편의 동시가 될 수 있다.
일기의 내용인즉
오늘 00 이가 자신을 놀린 것이다. 아마도 오늘 글쓴이는 머리를 토끼귀처럼 양갈래로 묶었나 보다.
그것을 보고 재미있는 생각을 한 친구가 '토끼 토끼’ 한 것으로 보아
두 손을 토끼 귀처럼 머리에 붙이고 흉내를 내며 놀렸을 것이다.
글쓴이는
놀린다고 생각하니 화가 났고, 화가 나서 참을까 말까 하다가 똥침을 세게 한 것 같고
아파하는 친구를 보면서 미안한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표현면에서 볼 때, 화가 난 마음을 특히 잘 표현하였다.
동시 일기를 쓰지 않고 줄글을 썼다면 그냥 ‘무척 화가 났다.’라고 했을 것이다.
그런데 동시로 나타내다 보니 ‘끓는 냄비 뚜껑’에 빗대어 생생한 느낌이 들도록 표현하였다.
이렇게 동시 일기를 쓰게 하면 나름대로 아이는 동시에 어울리는 표현을 하기 위해 생각을 하게 된다.
구성을 살펴보면
1연에서는 00 이가 놀리고,
2연에서는 놀림을 당하는 나,
3연에서는 당할 수만 없어서 맞대응하고 그에 반응하는 서진이
4연에서는 미안한 감정이 드러났다.
기승전결을 잘 갖추어 썼다.
동시는 기-승-전-결로 이루어진다.
기(起)는 시의(詩意)를 일으키고, 승(承)은 이어받아 전개하며,
전(轉)은 한 번 돌리어 변화를 주고, 결(結)은 마무리한다.
모든 글의 전개가 비슷하다. 사건이 일어나고, 전개되고, 절정에 닿아 그다음에 마무리가 된다.
어떻게 보면 동시도 한 편의 이야기를 담은 글이라고 생각하면 접근이 쉬울 수 있다.
일기에 조금 손을 더해 본다면?
두 손을 귀에 대고
토끼 토끼 소리치는 00이
살짝 째려볼수록
점점 커지는 00이
부글부글
냄비 뚜껑이 열릴락 말락.
하나 두울 세~엣 똥침!
으악~~~
꼬리 잡고 뱅뱅도는 00이
“미안해, 00아.”
이렇게 수정하여 보여 주는 것도 좋지만
이 과정을 아이와 함께하는 것이 더 좋다.
있었던 일을 다시 한번 물어보고
그래서 이랬다는 거니? 하면서 몸으로 흉내도 내 보자.
그 흉내 내는 몸짓을 시로 어떻게 표현할지 서로 이야기도 나눠보고...
흉내 내는 몸짓을 흉내 내는 말로 표현해보면 훌륭한 시어를 만들어낼 수 있다.
군더더기라고 생각되는 말이 보이면
손가락으로 살짝 가려보고
이 말이 없어도 괜찮지 않니?
이 말을 빼도 내용이 전달되지 않을까?
좀 심심한 표현을 발견하면
더 재미있는 표현은 없을까?
이렇게 표현하면 더 생생하지 않을까?
적절한 표현이 아니다 싶으면
이 말 대신 이 낱말이 더 재미있지 않니?
이 말이 더 생생하지 않니
이건 어때? 다른 낱말 없을까?
동시는 읽고 나면, 한 편의 짧은 동화를 읽은 기분이 들어야 한다.
시를 읽으니 그림이 그려지니?
뭔가 부족하다고?
무엇을 더 보충하면 그림이 완성될까?
등등의 수다를 통해
조금씩 일기를 통해 동시 익히기 연습을 해 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가랑비에 옷 젖듯, 스며들듯, 천천히...^^
그러면 동시도 일기를 통해 충분히 지도가 가능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동시 일기를 통해 동시 쓰기 능력까지 향상하고 싶다면, 다음과 같이 질문해 보자.
사건의 시작을 알리기 위해 1연을 위한 질문은
” 무슨 일이 있었니? “
전개를 위해 2연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그래서 어떻게 했니? “
절정에 달하는 장면을 노래하기 위한 3연에서는
”그랬더니 어떻게 되었니? “
마무리를 위해
”그랬구나, 무슨 생각이 들었니? 어떤 마음이 들었니? “
이 정도로 질문을 해 주면 4개의 연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질문하느냐에 따라 이야기 구성이 달라지고 담아내는 이야기가 달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