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울지 않는 이유는 용감해서가 아니다.

by none


세상이 갑자기 좁아졌다. 방금까지 느껴지던 부드럽고, 따뜻한 온기가 사라지고, 딱딱하고 서늘한 바닥이 등에 닿는다.


하지만 상관없다. 천장 너머로 보이는 작은 전등 빛이 신기해서 나는 눈을 깜빡인다.


누군가 나를 두고 떠나는 소리가 들린다. 멀어지는 발소리. 그게 나를 이 무의미한 이곳에 던져두고 도망치는 소리라는 걸 나는 알지 못한다.


그저 공기 중에 떠다니는 먼지가 빛에 반사되어 반짝이는 게 예뻐 보여서, 나는 작은 손가락을 허공에 휘저어 본다.


배가 조금 고픈 것도 같고, 기저귀가 눅눅한 것도 같지만 괜찮다. 곧 누군가 와서 나를 안아줄 거라고 믿으니까.


그 안음이 나를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살아가게 만드는 저주가 될 줄은 꿈에도 모른 채, 나는 입을 오물거리며 웃는다.


내가 울지 않는 이유는 용감해서가 아니다. 앞으로 마주할 세상이 나를 얼마나 혐오하고, 내가 얼마나 많은 사람을 미워하게 될지 아직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상자 밖으로 나가는 순간, 나는 숫자로 불리고, 등급으로 매겨지고


결국엔 "왜 사는지 모르겠다"며 누워 있게 될 어른이 되겠지.


지금 이 순간, 상자 안의 공기는 평온하다. 아무것도 모른다는 건 참 편리한 일이다. 곧 벨소리가 울리고 누군가 문을 열겠지.


나는 그를 보며 천진하게 웃어줄 것이다.


나를 구원하러 온 줄 착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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