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과 헤어질 때 나도 어르신 손에 가방을 쥐어 드렸다. 달래무침과 참나물을 넣은 가방이다. 어르신이 주민센터에서 받지 않는 반찬을 해 드리고 싶어서, 약속 전날 밤에 만들어 둔 거다. 다음날 결국 내가 약속 장소에 가리라는 걸 알았었나 보다. 입안에서 봄향기 폴폴 나도록 살짝 데쳐, 맛깔나게 양념해서 무친 봄나물. 떫고 보드랍게 씹히는 진진한 봄을 어르신께 맛 보이고 싶었다.
할머니도 나도 봄을 살려고 봄을 먹는다.
종로구립 작은도서관 운영자 / 학교ㆍ공공기관 그림책 독서토론 및 미술 강사 / 미술관 도슨트 / 책을 탐하고, 사람을 탐구합니다. / 와인쟁이 남편과 요리하는게 취미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