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편의점 산업이 처음으로 ‘동시 하락’을 경험했습니다. 2025년 1분기 기준 매출과 점포 수 모두 감소하며,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처음 있는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분기 편의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4% 감소하며 역성장을 기록했습니다. 2022년과 2023년 각각 10.8%, 8.1%의 성장을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하락 폭보다 그 상징성이 더 크게 다가오는 대목입니다. 여기에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주요 4사의 점포 수도 처음으로 감소하며, ‘늘어나기만 하던’ 편의점 업계에 변화가 찾아왔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급격히 얼어붙은 소비 심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4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3.8로, 기준선 100을 5개월 연속 밑돌았습니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기 시작하면서 의류, 신발, 식료품 등의 일상 소비도 눈에 띄게 줄었고, 이는 편의점의 방문 감소로도 이어졌습니다. 한편, 점포 수 자체의 포화 문제도 심각한 수준입니다. 일본과 비슷한 5만 7000여 개의 점포가 있는 한국은 인구가 일본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만큼, 과잉 공급이라는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점포는 넘치고 수요는 줄어들면서 수익성은 악화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적 역시 위기 신호를 뒷받침합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GS리테일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9%나 줄어든 449억 원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매출은 2조 8039억 원으로 비슷하지만 수익성 악화가 뚜렷한 구조입니다. 이에 편의점 업계는 신규 출점보다는 기존 점포의 효율성과 수익성 제고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배송, 택배 서비스 등 생활 밀착형 기능을 강화하고, PB상품 확대, 패션·레저 상품군 구성 등으로 변화된 소비 트렌드에 적응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숫자를 늘리는 시대는 지나가고, 개별 점포의 경쟁력을 키우는 방식으로의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편의점은 ‘언제나 열려 있는 가게’라는 이미지로 일상 속 깊숙이 파고들었지만, 지금은 ‘어디에나 있는’ 존재가 되면서 포화 상태에 따른 한계에 부딪힌 모양새입니다. 더 이상 출점만으로 성장을 담보할 수 없는 구조 속에서 업계는 새로운 전략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PB상품 확대와 탄력적인 상품 운영으로 버티는 것이 현재 상황에서 최선”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결국, 편의점이 다시 살아나기 위해선 소비자의 달라진 생활 방식과 지갑 사정에 맞춘 새로운 해법이 필요하며, 지금은 그 판을 다시 짜야 하는 출발점에 서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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