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 페라리가 드디어 한국 시장에 직접 뛰어들었습니다. 그동안 효성그룹 산하의 FMK가 11년 동안 수입사 역할을 전담해 왔지만, 이제는 페라리 본사가 한국 법인인 ‘페라리코리아’를 설립하고 직접 수입과 유통을 담당합니다. FMK는 본사가 신설한 합작사에 보유 지분을 매각하며 수입사에서 딜러사로 전환했고, 앞으로는 차량 계약, 판매, 정비 등 소매 중심의 사업에 집중하게 됩니다. 이번 변화는 단순한 권한 이양이 아니라, 페라리 본사가 한국 시장의 전략적 중요성을 인식하고 직접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조치로 해석됩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을 두고 ‘타이밍이 절묘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2020년대 초반 암호화폐 투자 열풍과 팬데믹으로 인한 소비 트렌드 변화가 맞물리면서, 한국 고가 수입차 시장은 그야말로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신차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자 중고차 가격이 신차보다 비싸지는 기현상까지 나타났습니다. 이 과정에서 FMK가 물량을 통제했다는 의혹도 제기되었고, 본사 개입 가능성이 점차 높아졌습니다. 그러나 시장이 빠르게 식으면서 사전 계약 취소가 잇따르고 재고 부담이 커졌습니다. 결국 FMK는 올해 상반기 약 1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본사로서는 ‘한국 시장을 더 이상 수입사에만 맡길 수 없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구조 개편은 FMK의 마세라티 사례와도 궤를 같이합니다. FMK는 과거 마세라티의 국내 수입권을 반납하고 딜러사로만 남게 되었는데, 이후 마세라티 본사는 별도 법인 ‘마세라티코리아’를 설립해 직접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한때 연간 2000대 이상을 판매하며 FMK의 효자 노릇을 했던 마세라티는 브랜드 이미지 하락과 수익성 악화로 급격히 부진에 빠졌고, FMK는 재무적 부담을 떠안게 됐습니다. 이에 따라 효성은 페라리 역시 같은 방식으로 구조를 재편하며, 유통 부담에서 벗어나 판매와 서비스 중심의 딜러사로 사업 영역을 재정비하게 된 것입니다.
페라리 본사의 이번 결정은 단순히 한 기업의 계약 구조 변화에 그치지 않습니다. 글로벌 슈퍼카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을 바라보는 태도가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제는 본사가 직접 수입과 유통을 관리하면서 가격 정책과 브랜드 전략을 일원화하고, 판매 후 서비스까지 통제하려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FMK의 경우 수입·유통의 부담은 덜고 안정적인 딜러 수익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으며, 효성 그룹 입장에서도 현금 흐름 안정화를 꾀할 수 있는 선택이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페라리가 본격적으로 한국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는 구조로 바뀌면서, 앞으로 국내 슈퍼카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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