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앞둔 5060세대,
‘제2의 인생’ 무대로 지방 주목…
월 227만원이면 ‘OK’
최근 은퇴를 앞둔 50·60대들 사이에서 ‘탈서울’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노년에도 수도권에 머물며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이제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끊이지 않는 교통 체증과 높은 주거비, 경쟁 중심의 도시 환경에서 벗어나 더 평온하고 자연에 가까운 삶을 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수도권 거주 베이비부머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무려 73%가 “지방 중소기업에서 일할 기회가 있다면 귀촌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인생 2막의 새로운 가치와 보람을 찾기 위한 선택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은 이제 도시의 편리함보다 ‘시간의 여유’, ‘삶의 균형’, 그리고 ‘자신만의 속도’를 더 중요하게 여기며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서울 중심의 삶이 더 이상 절대적인 기준이 아닌 시대가 열린 셈입니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지방으로 향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삶의 질’입니다.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은 귀촌 결심의 이유로 ‘건강한 생활 유지’(24.6%)와 ‘여유로운 생활 및 휴식’(22.9%)을 꼽았습니다. 이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평생을 달려온 만큼, 이제는 자신과 가족을 위한 시간을 더 가치 있게 쓰고 싶어 합니다. 특히 도심의 과도한 스트레스와 정신적 피로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구가 강하게 나타났습니다. 반면 귀촌을 망설이게 만드는 요인도 뚜렷했습니다. ‘의료·교육·문화 등 인프라 부족’(27.8%)과 ‘불편한 교통’(15.2%)은 가장 큰 장애 요소로 꼽혔습니다. 도시 생활에 익숙해진 이들에게 낯선 환경에서의 불편함은 쉽게 감내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은 “조금 덜 벌더라도 건강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으로 방향을 바꾸고 있습니다. 이 변화는 단순한 거주지 이동을 넘어, 한국 사회의 가치관이 물질 중심에서 ‘행복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흐름입니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꿈꾸는 귀촌은 ‘삽 들고 밭 가는 삶’이 아닙니다. 설문에 따르면, 가장 선호하는 귀촌 직종은 ‘관리·사무직’으로 30.7%를 차지했으며, ‘서비스·판매직’(20.7%)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반면 농림·어업(15.9%)이나 생산직(14.8%)을 희망하는 응답자는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이들은 평생 쌓아온 전문성을 지방에서 발휘하길 원하며, 사회적 역할을 지속하려는 욕구가 큽니다. 또한 이들이 원하는 급여 수준도 현실적입니다. 희망 최소 월급으로 ‘200만 원 이상 250만 원 미만’이 가장 많았고, 평균 희망액은 약 227만 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많이 버는 것’보다 ‘지속 가능한 소득과 삶의 만족’을 중시하는 세대의 특징을 잘 보여줍니다. 서울에서의 치열한 경쟁 대신, 적당한 소득으로 의미 있는 일을 하며 여유를 즐기는 삶. 그것이 바로 이들이 추구하는 새로운 일상입니다. 더불어 “농사는 자신 없지만, 문서나 관리 업무라면 자신 있다”는 응답이 많아, 귀촌 일자리의 트렌드가 단순 육체노동에서 ‘경력 기반 사무직’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한국경제인협회는 베이비부머 세대와 지방 중소기업, 정부가 함께하는 ‘3자 협력 모델’을 제시했습니다. 수도권 과밀 문제를 완화하고, 인력난에 시달리는 지방 중소기업의 숨통을 틔우며, 나아가 침체된 내수 경제를 살리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자는 취지입니다. 실제로 일부 지자체는 은퇴자를 위한 정착 지원금, 임시 숙소 제공, 맞춤형 재취업 교육 등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단순히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합니다. 지방 이주가 성공적으로 정착하려면 의료, 문화, 교통 등 생활 인프라를 함께 강화해야 하며, 지역사회와의 정서적 연결을 돕는 정책도 필요합니다. 중장년층이 낯선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경제 지원을 넘어 ‘사회적 관계망 회복’이 필수적입니다. 결국 베이비부머의 ‘탈서울 러시’는 단순한 인구 이동이 아닌, 인생 후반기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세대적 실험이자 한국 사회의 구조적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이라 할 수 있습니다.
https://autocarnews.co.kr/signboard-recognition-controversy-specification-inconveni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