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가 한국에서 신형 GT 모델 ‘아말피(Ferrari Amalfi)’를 처음으로 공개하면서 국내 슈퍼카 시장의 관심이 한순간에 집중됐다. 이번 행사는 페라리코리아 출범 이후 최초의 공식 런칭 이벤트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고, 그 중심에 아말피가 있었다. 브랜드는 아말피를 ‘라 누오바 돌체 비타(새로운 달콤한 인생)’ 철학의 결정체로 소개하며, 이전 GT 라인업보다 훨씬 감성적이고 예술적인 방향을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이름 역시 이탈리아 남부 해안 도시 아말피에서 영감을 얻어, 풍부한 햇살·바다·여유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자연스럽게 반영했다. 외관은 기존의 프런트 미드 V8 쿠페 비율을 유지하면서도 완전히 새로워진 구조가 적용되었다. 가장 큰 변화는 전면부에서 그릴을 완전히 삭제하고 차체 컬러와 통합된 밴드를 중심으로 헤드램프·레이더·센서를 정리해 넣은 점이다. 이 방식은 공기 흐름을 개선할 뿐 아니라 GT 모델 특유의 우아함을 한층 부각시키는 요소로 작용한다. 측면은 쐐기 모양 실루엣을 기반으로 여백의 미를 강조해 페라리가 추구해온 ‘조형적 단순미’를 완성했다. 후면에서도 불필요한 그래픽을 모두 정리하고 심플한 수평 라인 속에 테일램프를 숨겨 넣어 정제된 GT 스타일의 진수를 보여준다. 실내는 운전자와 동승자를 각각 독립된 공간으로 분리한 듀얼 콕핏이 적용되었으며, 최근 페라리가 디지털 중심 설계를 강화해오던 흐름에서 벗어나 다시 물리 버튼을 적극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이는 직관적인 조작감과 GT 모델 특유의 클래식 감성을 고려한 결과로 평가된다. 차량 크기는 전장 4656mm, 전폭 1938mm 등으로 균형 잡힌 비율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GT 주행 성능을 구현한다.
아말피는 새로운 디자인 못지않게 엔진 성능이 가장 큰 변화 포인트다. 탑재된 3.9리터 트윈터보 V8 엔진은 페라리가 자랑해온 미드·프런트 엔진 기술의 정수를 담았다. 최고 출력 640마력, 최대 토크 77.5kg·m라는 수치는 GT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슈퍼 스포츠카에 가까운 수준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3초로 기존 ‘로마’보다 0.1초 더 빨라졌고, 가속 구간의 체감 속도도 이전보다 훨씬 공격적이다. 여기에 8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DCT)가 조합돼 빠르면서도 매끄러운 변속감을 제공한다. 주행 제어 시스템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296 GTB’에서 먼저 검증된 ‘ABS 에보’가 그대로 적용되었다. 이 시스템은 6축 섀시 센서와 연동되며, 노면 변화가 심한 상황에서도 제동 거리를 요동 없이 안정적으로 유지해준다. 시속 100km에서 완전 정지까지 걸리는 제동 거리는 약 30.8m로 상당히 짧은 편이다. 또한 차량 뒤쪽에 적용된 액티브 리어 윙은 속도와 주행 조건에 따라 자동으로 세 가지 포지션으로 전환되며, 시속 250km에서 최대 110kg의 다운포스를 발생시켜 고속 주행 안정감을 크게 높여준다. 이러한 종합적인 성능 구성은 아말피를 단순히 아름다운 GT 모델이 아닌 ‘퍼포먼스를 갖춘 진정한 그랜드 투어러(GT)’로 자리잡게 한다. 프란체스코 비앙키 페라리 지역 총괄은 “로마·로마 스파이더의 성공 뒤를 잇는 GT 라인의 정점이 바로 아말피”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아말피의 등장은 자연스럽게 경쟁 GT 모델들과 비교를 불러왔다. 대표적으로 애스턴마틴 DB12와 포르쉐 911 터보가 있다. DB12는 680마력이라는 더 높은 출력을 무기로 하며, 911 터보는 사륜구동 기반의 정교한 주행 안정성을 앞세운다. 그러나 아말피는 후륜구동임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주행 균형과 감성적인 주행 질감 두 가지를 모두 잡았다. 제로백 3.3초라는 숫자뿐 아니라, 페라리가 추구하는 ‘달리는 경험’의 깊이가 GT 시장에서 차별화 포인트가 된다. 여기에 앞서 언급한 ABS 에보, 브레이크 바이 와이어 시스템, 액티브 리어 윙 등 하이엔드 트랙 기술이 대거 적용된 점도 경쟁 모델과의 큰 차이점이다. 디자인 역시 두 경쟁 모델보다 훨씬 절제된 방향을 선택했기 때문에, 클래식과 모던을 아우르는 GT 스타일을 선호하는 소비자에게 높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실내에서 물리 버튼을 복귀시킨 결정은 GT 차량 사용자들이 강조하는 ‘직관적 조작감’을 충족시키며, 장거리 주행에서의 피로도까지 고려한 설계로 평가받는다. 결국 아말피는 단순한 성능 비교를 넘어, ‘브랜드 감성·주행 경험·디자인 완성도’라는 GT 시장의 본질적 가치에서 우위를 확보하며 경쟁 모델들과 확실한 차별성을 드러내고 있다.
아말피는 한국에서 최초로 공개된 뒤 바로 공식 판매를 시작했으며, 실제 고객 인도는 2026년 초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국내 판매 가격은 3억 8500만 원부터 시작되는데, 페라리의 GT 모델들이 대체로 높은 소비자 충성도를 보였던 만큼 아말피 역시 빠르게 계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국은 페라리 GT 라인이 강세를 보이는 시장 중 하나로, 로마·로마 스파이더가 이미 인기 모델로 자리잡아 아말피에 대한 기대감도 상당히 높다. 또한 페라리코리아 출범 이후 첫 공식 런칭 행사에서 아말피를 선보인 것은 한국 시장을 매우 중요한 전략적 무대로 보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브랜드 측은 이번 신차가 단순한 GT 모델이 아니라, 페라리의 디자인·기술·감성의 변화 방향을 상징하는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아말피가 앞으로 GT 시장에서 어떤 입지를 구축할지, 그리고 국내에서 얼마나 빠르게 계약이 이어질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고성능 GT 시장 자체가 세계적으로 성장세를 보이는 만큼, 아말피는 향후 몇 년간 페라리의 핵심 라인업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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