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는 것이 여행이 되는 사람
오랜만에 다시 만난 우리 반 아이들.
아침 열기 시간, 오늘을 여는 질문 중 하나는
‘연휴 동안 어디를 다녀왔는지’였다.
우리 반 리더가 준비해 온 질문이었다.
할머니 댁, 외갓집, 제주도…
아이들은 각자 다녀온 공간을 이야기하며
그 잠시 동안 얼굴에 생기가 피어났다.
“집에서 쭉 쉬었어요.”
그 말에는 6학년스러운 여유가 담겨 있었다.
“선생님도 푹 쉬었어. 참 좋았어, 그렇지?”
내 말에 아이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짧은 방학 같았던 긴 연휴,
저마다의 즐거움과 쉼, 여유, 고민, 호기심을 채워
우리는 다시 만났다.
각자의 시간과 이야기를 품은 채,
우리는 또다시 함께 하루를 만들어 간다.
사람이 사람과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주어지는 에너지가 있다.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아도,
같은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활기가 생긴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의 하루에 스며들며
조용히 영향을 주고받는다.
그래서일까.
만남 자체가 여행이 되는 사람이 있다.
실제로도 여행을 즐기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는
그 사람 자체가 지닌 자유롭고 흥미진진한 에너지다.
그 사람과 대화하는 순간,
낯선 길을 걷는 듯한 설렘이 있다.
만나는 것이 쉼이 되는 사람도 있다.
그 곁에서는 아무 말 없이도 마음이 풀린다.
조용히 숨을 고르고,
다시 나를 회복하게 된다.
그리고
만나는 것이 배움이 되는 사람.
그의 말과 태도,
삶의 결에서 나는 늘 한 조각의 통찰을 얻는다.
사람을 신뢰한다는 건,
세상을 믿는 일과 닮았다.
관계는 언제나 예측할 수 없고,
때로는 아프고 흔들리지만,
그 안에는 늘 위로와 배움이 숨어 있다.
마음이 닿을 때 우리는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다름을 통해 새로운 시선을 배우며,
함께 머무는 시간 속에서 성장의 동력을 얻는다.
쨍한 날만 있지 않은 관계 속에서도
우리는 여전히 서로를 통해 자라난다.
그래서 사람은 어렵고도,
끝내 고마운 존재다.
상처받을 가능성보다
함께 성장할 가능성을 믿으며,
오늘도 나는 사람에게, 세상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간다.
만나는 것이 여행이 되고,
쉼이 되고,
배움이 되는 사람.
문득문득,
그런 사람으로 머물 수 있다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