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날개를 믿는 새처럼.
나무에 앉은 새는
가지가 부러질까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무가 아니라
자신의 날개를 믿기 때문이다.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중에서
이 문장을 읽고
나는 한동안 책장을 넘기지 못했다.
비상하려는 새의 모습과
여러 모양의 나의 하루가
교차되어 보였기 때문이다.
우리는 너무 자주
‘나무’를 점검하며 살아간다.
이 선택이 안전한지,
이 자리에서 오래 버틸 수 있는지,
혹시 무너지지는 않을지.
그래서 가지가 조금만 흔들려도
몸을 굳히고,
더 단단한 나무를 찾으려 애쓴다.
하지만 이 문장은
나의 시선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문제는 나무가 아니라,
내가 무엇을 믿고 있는가였다.
지난 1년 동안
내 책상 앞에 붙여두었던 문장.
Trust myself.
그 말은
흔들리지 않겠다는 선언이 아니라
혹시 흔들리다 떨어지더라도
다시 날 수 있다는 믿음에 가까웠다.
새가 가장 자신을 믿는 순간은
나무에 앉아 있을 때보다
날아오를 때.
그리고 어쩌면
날아가기로 결정한 그 찰나일지도 모른다.
몸을 기대고 있던 가지가
안락하게 느껴질 때쯤,
몸을 내맡기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것도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럼에도
날기로 결정하는 것.
그것이
자신의 날개를 믿는 마음이다.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류시화-
부러진 가지를 판단하지도,
이전의 나무를 아쉬워하지도 않는다.
여전히
자신에게 날개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의 나는
나무를 점검하는 데 쓰던 시간을
조금씩 줄이고 있다.
대신,
내가 다시 날아오를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려
마음을 쓴다.
그래서 매일
나만의 공간에서
새롭게 내뱉고,
나아간다.
Trust myself.
오늘의 나는
완벽하지 않아도
이미 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