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다움

나만의 언어를 갖는다는 것

by 온길

자기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은
아마도
나만의 언어를 갖는 일일 것이다.


사랑을 어떻게 이해하는지,
미움을 어디까지 허용하는지,
성공과 실패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는지.

편안함, 우정, 관계, 고독,
배움과 교육까지.


우리는 같은 단어를 쓰지만
그 말에 담은 의미는
저마다 다르다.

그리고 그 차이는
무엇을 읽고,

어떻게 살아왔는가에서

비롯된다.


생각한 대로 행동해보고,
그 결과를 다시 바라보고,
알게 된 것을 삶에 반영하며
조금씩 방향을 조정하는 일.


그 과정을 거치며
어떤 말들은 몸에 남고,
어떤 말들은
자연스럽게 떨어져 나간다.


그렇게 남은 말들로
다시 하루를 살아내는 것.

나는 그것을
나의 인생을 산다고

부르고 싶다.




『언어의 온도』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퇴근길에 부모는
“그냥 걸었다”는 말로
자식에게 전화를 걸고,
연인들은 서로
“그냥 목소리 듣고 싶어서”라며
사랑을 전한다.

“그냥”이라는 말은
대개 별다른 이유가 없다는 뜻이지만,
굳이 이유를 대지 않아도 될 만큼
충분히 소중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후자의 의미로
"그냥"이라고 입을 여는 순간
‘그냥’은
정말이지
그냥이 아니다.


말은 그렇게 만들어진다.
살아내는 삶을
조용히, 섬세하게 들여다보는 동안
조금씩 몸에 남는다.


그 사람이 지나온 시간과
선택과 망설임과
되돌아봄이
차곡차곡 쌓여
어느 순간,
말이 된다.


그래서
나만의 언어를 갖는다는 것은
특별한 문장을 만들어내는 일이 아니라,
내 삶을 통과하며
몸에 남은 말들을
하나씩 알아보는 일에 가깝다.


그리고 그 언어를 닮은 삶을
다시 선택하고,
다시 살아내는 일을
반복할 때
조금씩
타인의 인생이 아닌
나의 인생에 가까워진다.


조용히 들여다본 삶은

나만의 말을 남기고,

그 말들을 기준으로

오늘을 살아갈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나답게 사는 인생’일 것이다.


AI 생성 이미지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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