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힘

감정은 옳고, 행동은 선택이다.

by 온길

“아아악! 하지 말라고 했잖아!”


순식간에 교실의 공기가 얼어붙었다.


책상 위 연필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아이의 얼굴은 울분으로 붉어졌다.
소리를 지르며 책상을 주먹으로 쾅쾅 내리쳤다.


잠시 후, 아이와 단둘이 마주 앉았다.
나는 숨을 고르고, 조용히 물었다.


“왜 그랬던 거야?”

“그 친구가 계속 놀려서요.”


아이의 목소리는 여전히 떨리고 있었다.

나는 아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 순간 네가 느낀 감정은 그럴 수 있어.
화가 났을 수도 있고, 많이 속상했을 거야.”


잠시 눈을 맞추었다.


“하지만 네가 한 행동은, 온전히 네 선택이야.
네 감정은 틀리지 않았어.
다만 그 감정 뒤에 나온 행동은 다른 선택이 필요했어.”


그 말을 건네고 나서야
아이의 어깨에서 힘이 조금씩 빠져나갔다.




교실에서 나는 종종
감정과 행동을 분리해 말하려 애쓴다.


아이에게 감정을 바로잡으려 들지 않고,
그 감정 뒤에 놓인 선택을 함께 바라보기 위해서다.


모든 감정은 옳다.
기쁨도, 분노도, 두려움도
지금 내가 어떤 지점에 서 있는지를 알려주는 신호다.


하지만 감정은
곧바로 행동이 되어야 할 이유는 아니다.


감정은 지나가고,
행동은 남는다.


감정과 행동의 본질을

짚어주는 교사의 언어는

아이에게

'선택의 힘'을 건넨다.


그렇게 느낄 수 있어.
그렇다고 그 행동이 괜찮다는 뜻은 아니야.
다시 고를 수 있어.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에 이름 붙이는 법을 배우고,
그 감정에 끌려가기보다
가치에 따라 행동을 고를 수 있게 되는 것.


그 연습을 돕는 말,

'선택의 힘'을 건네는

교사의 언어다.


교실에서 만나는

숱한 순간마다

나는 이 말을
신중하게 고르게 된다.


그래서 말을 건네기 전,
늘 이 질문 앞에 선다.


지금 이 말이
아이의 감정을 눌러버리는 말인지,
아니면
선택의 기준을 세워주는 말인지.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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