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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na Cho Nov 15. 2023

설렘반 걱정반이었지만 설렘만 갖고 왔습니다.

주변에 반련인들이 많다, 반려묘부터

반려견까지... 나는 사실 동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었다, 좋아하지

않는다기 보다는 무서워했다.


우선 그 아이들이 나에게 달려들면

나는 그 아이들을 상대할 힘이나

도망칠 수 있는 여건이 안되기 때문에

시시때때로 산책길에 만나는 강아지들이

짓어 될 때도 나는 싫다기보다는 두려움이

앞섰기 때문에 동물에 대한 커다란

애정은 없었던 거 같다...


그런데 우연찮게 해외로 놀러 가서 잠시

집을 비운 언니네 집에서 나이 많은

말티즈와 이틀밤을 보내면서 반려인들이

왜 그렇게 우리 아기라며, 표현을

하는지 이해가 됐다, 처음엔 친구가

나보다 더 큰 개를 입양을 하고 나서 우리

아기라고 표현을 하면... 진짜 아기가

맞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기도 했지만

단둘이 언니네 집에서 연세 드신

말티즈와 함께 있다 보니 연민과

애정이 마구 솟구쳐 오르면서 애완견도

진짜 가족이 될 수 있구나란 생각이

들면서 친구가 하는 말이 그냥 하는

말이 아니란 걸 깨닫게 되었다.


처음엔 나를 보자마자 작은 체구에 미친 듯이

짓던 개가 한 시간도 안되어 나에게 자꾸 다가와

내 살을 핥으며 달려드는 모습이 무섭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며 귀엽기도 했다.


그렇게 지내면서 강아지를 관찰해 보니

말티즈의 작은 체구에다,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걷는 것도 나처럼 약간 불편해 

보이기도 하고, 목소리도 약간 쉰 거처럼 보였다.

하지만 나를 쳐다보는 눈빛은 여느

사람눈에서 보지 못한 선한 눈망울로

쳐다보는 눈빛이 동물에 대한 대한 나의

두려움은 한순간 정말 증발해 버려

나에게 강아지에 대한 두려움이란 게

있었나 싶을 정도였다.

그러면서 내 감정은 노견이 걷는 모습만 봐도,

자꾸 눈에 눈물이 고여 옆에 털 색이 갈색으로

변해가는 것만 봐도 마음이 여간 쓰이기도 하고, 

안타까워 보였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래 살아, 아프지 말고

늙으면 사람이나, 동물이나 나이가 들어

가고 쇠약해지는 모습을 보면 뭔가 다

짠한 마음이 드는 건 똑같은 거 같다.

나는 강아지에 대한 식견이 많지

않기에 그냥 최대한 멀리서 지켜보는

정도로 배변 패드와 물과 사료를 갈아

주는 정도로 지켜봤고, 그다음 날부터는

엎드려 있을 때 등을 만져주는 정도였는데,

나는 등을 만져주면 좋아할 줄 알고 내

나름대로는 큰 용기를 내어 쓰다듬어

준 건데 강아지는 작은 소리로 내며 경계를

하는 듯한 소리를 내었다, 그렇지만 소리를

내면서도 도망가거나 하진 않았는데,

이게 신기한 게 하루가 더 지나서

쓰다듬어 주자 뒤집어 배까지 보이며

들어 누워 있었고, 으르렁 소리도

전혀 내지 않았다... 정말 동물이나

사람이나 자기 좋아하는 건 말을

하지 않아도 진심은 다 통하는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또 내가 화장실에 가면 화장실 앞 발매트에

누워 나를 지켜보거나, 눈을 감고 누워 있기도

했다. 당연히 내가 오라 가라 말을 하지

않았고, 우린 겨우 하루를 같이 보내고 있는데도

내 발걸음걸을 따라다니는 것도 신기했다.

왜 때문에 나 자꾸 따라오는 건데... 자꾸 너한테 눈길이 가잖아...

더 신기했던 건 나도 누워있기 강자라면

어디 빠지지 않을 정도로 누워있기 달인

인데 이 강아지는 나이가 많아서

그런지 나보다 더 많이 누워 있었고,

잠을 더 많이 잤다.

그래서 '어디가 안 좋은 건가?!'하고 그제야

인터넷을 찾아보니 노견 같은 경우는

하루 15시간도 잔다고 하니, 이건

내 무식함에서 나오는 걱정이었던 것이다.


또 이틀을 같이 지내면서 알게 된 것은

강아지가 소변을 많이 보지 않는 게 신기했다.

나랑 둘이 첫날을 보낸 날은 아침에 일어나서

오후 3시가 돼서야 소변을 한 번 보기

시작했고, 저녁 7시쯤과 9시쯤 해서 총 3회를

봤다. 

그리고 그다음 날 아침, 그러니까 나와 보낸 지

이틀째인 날은 아침 6시쯤 소변을 조금 보더니,

오전 10시쯤 대변을 한 번 봤는데, 사람은

대변과 소변을 보통 같이 보는 편인데,

이 아이는 대변만을 보면서, 소변은

소변 패드에 잘 보지만, 대변은 아무 데나

막 돌아다니면서 싸서 초보 애견인(?)인 나한텐

대략 좀 난감하긴 했지만 물티슈로 뒤처리까지

깔끔하게 해 주었다.

왜 누워있는 것만 봐도 마음이 아린 건데... 눈물 날 거 같아...

어르신 바닥이 춥진 않으신가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이불 반쪽...

그리고 강아지가 노견이어서 그런지

나보다 더 빨리 자는데, 밤 9시쯤이 되면

나와 조금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고

누워있고, 나는 강아지가 잘 잘 수

있도록 불을 꺼주었다, 그렇게

일찍 잠자리에 든 강아지는 새벽 4시쯤

한 번 일어나 현과 문쪽으로 한 번 갔다가,

소파에 누워있는 내쪽으로 와서 나를 한 번

지켜보더니 눈이 마주치자 다시 집 한 바퀴를

돌아 소파 앞으로 다가와 다시 내 앞을

지나서 나와 조금 떨어진 곳에 배를 깔고 

누워 다시 취침을 취하더니, 또 6시 반쯤 

일어나서 내 앞으로 와서는 한 번 더 나와 

눈을 마주치고 잠시 놀아주고 나니 

또 자리를 잡고 잠을 잔다.


그러고 나서 나는 8시쯤 일어나서

강아지가 먹던 물을 버리고 새로 정수물을

받아 세팅을 해주고, 패드도 갈아주고

하는데, 강아지는 계속 누워 있으려고
해서 잠시 아파트 앞을 산책하려

했지만 강아지가 개목줄을 보자

미친 듯이 지져되서 초보 애견인인 

나는 일찌감치 산책은 포기하고 아파트 

현관 앞을 하루 2~3회 나가서 나름 산책(?)을 했다. 

그러고 나서 여행에서 돌아온 조카에게 

물어보니, 목줄을 보면 밖에 나갈 걸

알아서 좋아서 짓는 거라고 했고,

목줄을 거는 게 자기한테도 쉽지 않다고 했다.


그런데 나름 산책을 하면서 알게 된 건데,

나는 개도 방귀를 뀌는지 몰랐는데,

(물론 뀌겠지만 나는 이제껏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걸어가다가 자기 방귀소리에 놀라

스텝이 꼬이는 모습이 귀여웠다.

이렇게 이틀을 지내는 동안 동물에

대해 많은 걸 알게 되고, 사람과 별반

다른 게 없지만 사람에게 특히 나처럼

실수투성이인 임시 견주한테까지 무한애정을

주고, 사실 만난 지 얼마 되지 않는

나에게도 내가 화장실에서 한참을 씻는

동안도 따라와 자리 한 번 비우지 않고

문 앞에서 나를 지켜봐 주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뭉클하기도 했다.

오늘밤도 둘이서 잘 보내보자구나~

그리고 내가 강아지 눈빛을 오랫동안

지켜보면서 알게 된 건데, 강아지 눈빛이 

정말 좋고, 싫음을 말로 이야기하듯

달라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뭐 기분 탓이라면 기분 탓일 수도 있겠지만,

그건 내 기분과 다르게 강아지 눈빛이

이렇게 많은 것을 표현을 하니 좀 더

지내면 강아지의 마음을 더 이해할 수

있겠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동물이라고 해서 무식한 나는

아무거나(?) 주면 잘 먹을 줄 알았는데,

인터넷을 찾아보니 주면 되고, 안 되는

음식들이 나와 있었고, 기본 신맛이

많이 나지 않는 과일 내가 이틀 동안

먹은 과일 중에  바나나를 조금 줬더니

바나나는 입도되지 않았지만, 단감이랑

배는 엄청 잘 받아먹었다, 혹시나

먹기가 불편할까 봐 치아가 불편하신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드시는 거처럼

얇게 저며 주면 정말 잘 먹었다.

퇴근길에 마주한 고양이, 예전엔 그냥 지나쳤지만 이젠 마음이 아프네..

이틀 동안이지만 무지한 애견인한테

많은 가르침을 주었다, 그러고 나서 나는

일상으로 돌아와 길고양이나, 지나가는

애완동물만 봐도 너무 소중하고, 귀엽고

집 앞에서 만난 길고양이는 너무 불쌍하고,

하지만 너무 많아서 어떻게 할 수도 없는

이런 상황이 안타깝기만 하다.


동물이나 사람이 모두 평화로운

세상이 되면 참 좋겠지만, 요즘 돌아가는 

세상을 보면 이 세상에 평화가 존재는 하는

걸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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