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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na Cho Dec 27. 2023

혹시 요즘 좋은 일 있으세요?

이제 23년도 며칠 남지 않았다...

올해 우울한 1월을 맞이하며, 병원에

혼자 가서 수술을 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 전 일이 되기 며칠전이다.


올해 나는 무엇에 기뻐하고,

즐거워했으며, 슬퍼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니 먼저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는 것들이 아파서

슬펐던 일들이 손으로 셀 수 없을 만큼

떠오른다.

먼저 위에서 말한 거처럼 나는

올 1월에 혼자 병원에 수술을위해

입원을 얼마간 한 뒤 또, 혼자서 퇴원을

할 때의 기억이 떠오르고, 그다음에는

내가 전생에 나라를 팔았나 싶을

만큼 안 좋은 일들이 연달아 겹치면서

깊은 탄식에 빠졌을때도 있었다.


갑자기 참외를 먹다가 치아가 부러져서 

생돈 200만 원을 들여 생전 처음으로 

임플란트를  영접(?)했고, 1주일 간격으로 

무릎인대가 파열돼서 깁스를 하기도 했다... 

이것도 의자에서 일어나면서 뭔가 찢어지는 

소리가 들리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병원에서 인대가 찢어지는 소리였단 걸

알게되었다...

정말 지금 생각해도 그땐 소오름 돋는 시기였다.


그다음으로 정점을 찍은 건 오래도록

아팠던 무릎이다.

현재 치료방법도 없이 생으로 아픈

통증을 견디고 있는데, 이게 좀 덜했다가

아팠다가를 반복했으나 요즘은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그냥 계속 아프기만 해서

걱정이다. 그런데 날씨라고 하기엔 내가

외부활동을 많이 하는 편도 아니고,

반려견인 토리랑 하루 두 번 산책 때 외에는

거의 하지 않는 편이니 날씨 탓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하다... 특히 아침에

자고 일어난 후 침대에서 내려오면서

발을 디딜 때는 정말 바로 병원을 가야

하나 싶을 정도로 무릎과 발목이 아프다...

움직이면 좀 나아지긴 하지만 이게

중간에 텀이 점점 짧아지는 거 같아

더 걱정이다.


그렇다고 계속 안 좋은 일만 있었던 건

아니다, 소소하게 좋은 일도 함께

있었고, 무엇보다 토리(반려견)를 만난 

것이 내 삶에도 가장 큰 변화이다.


혼자 오래 살다 보니, 혼자 사는 것에

많이 익숙해져서 누군가(?) 함께 사는

것에대한 두려움이 있었는데, 토리가 사람은

아니지만 살아있는 생명체와 함께

지내는 게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삶의 활력도 되고

확실히 혼자 있을 때와는 집안 분위기도

많이 바뀌고 예전에 퇴근하고 집에

가면 바로 씻고 가끔은 씻기도 전에

소파에 누워 휴대폰을 하다가 자는 게

일상이었다면 지금은 퇴근 후가 더

바쁜 일상이다...

좌:출근전 새벽 산책 우:퇴근후 산책
새벽달이 이렇게 빛날 줄이야


요 며칠은 눈이 많이 와 길이 미끄러워서

토리와 산책을 오래 하지 못했는데,

어젠 길에 빙판길도 다량의 염화칼슘

덕인지 많이 녹아서 집 근처에 천을

오랜만에 나갔는데 토리도 좋은지

흥분을 해서 좀 힘들긴 했지만

나도 오랜만에 걸으니 좋았다.

솔직히 나는 무릎이 좋지 않아서

다리는 좀 아팠지만 토리가 좋아

하는 걸 보니 기분이 좋았다.


사실 나도 무릎이 많이 아프다 보니,

산책을 나갈 때마다 '어디까지만

걷고 와야지' '30분만 하고 와야지;라고

다짐을 하면서 나가지만 또 막상 나가서

토리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항상

생각했던 거보다 많이 걷게 된다.


그래서 눈이 많이 왔을 땐 집 앞 골목이

그늘이다 보니 빙판길이 되어 산책을

할 수가 없어서 토리를 차에 태워

처음으로 한강을 간 적도 있었다...

나 조차도 서울에 살면서도 이제껏

겨울에 한강에 온 게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인데 오랜만에 한강에 오니

나도 기분 전환이 되는 거 같았다.

'토리야 너만 좋으면 나는 ㄱ괘괜찮아'...
겨울바다 아니 한강의 겨울
앞에 건물이 보이지 않게 눈을 반쯤 감고 보면 잔잔한 겨울 바다 느낌.... 나는 비행기는 덤

왜냐하면 겨울에 한강은 여름에 한강에

비해 좀 더 운치가 있는 거 같다,

마치 겨울 바다(?)처럼... 정말로 눈을

반쯤 감고 보면 바다 같다.


다행히도 내가 간 날은 눈이 많이 온

다음날이었는데, 한강에 햇살이

좋고, 산책로는 다량의 염화칼슘 투하로

눈이 많이 녹아 있어서 나한텐 좋았지만

토리한테 안 좋을 거 같아 잔디 위로

다녀야 했다.


토리가 처음 발견된 곳이 강릉 어디쯤이라고

했으니, 토리도 한강은 처음이지 않을까

생각을 하니 뭔가 짠하기도 하고, 코를 땅에

박고 살포시 언 잔디 위를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절로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토리야 엄마 무릎 아픈데 좀 천천히 가주겠니?'

집에서 차로 오면 한강이 5km 내외

인데도 정말 큰맘 먹지 않으면

서울에 살면서도 1년에 한강을  두

세 번 올까 말까이다... 여행 가면 남의

나라 강은 그렇게 가서 유람선도

타고 하면서 서울 살면서는 유람선도

이제껏 한 번밖에 타보지 않았다.


그리고 토리랑 처음으로 반려견이

있는 지인집에 놀러 갔는데, 지인

강아지가 30킬로 정도이고 정말

송아지만 하다... 토리는 5.3킬로여서

처음엔 안고 있다가 줄을 잡고 바닥에

놓으니 토리가 상황파악 못하고 계속

짖고 다가가려고 하니 지인개가 으르렁

돼서 지인 개는 테라스로 피해 있고,

토리는 이리저리 다니며 마킹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그걸 알고 미리

내가 방문 전에 기저귀를 착용하고 가서

다행이긴 했지만, 서로 수 놈이라

그런지 내가 기대했던 둘이서 행복하게

노는 모습은 보지 못하고 왔다.

지인집에서 분리돼서 결국 으르렁대다가 떡실신

사실 지인 집을 가기로 하고 나서는

기대도 되고, 설레기도 했었는데

이 아이들은 내 마음과는 달리

서로 친해질 마음이 처음이라 그런지

크게 없어 보여서 따로따로 있다 와서

좀 아쉬웠다. 오기 전에 테라스 문을

열고 목줄을 잡고 둘이 만나게 해 주려고

했는데, 이번엔 지인개가 토리를 거부해서

내가 기대했던 모습은 보지 못하고 왔다.


아무튼 올해 가장 잘한 일은

토리와 함께 살게 된 일이고,

내 인생에도 큰 변화이긴 한데...

내가 자주 아파서 가장 잘한 일이

맞을까 하는 불안감도 불쑥불쑥

엄습해 오지만, 기쁜 일이든

슬픈 일이든 함께 이겨내면서 다가오는

새해에도 나의 삶과, 토리의 견생을

위해서 더 건강에 신경 쓰면서

행복하게 살아야겠다~!!

'토리야 정말로 네가 좋으면 나는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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